잠실서 포뮬러E 여는 그 남자…알고보니 박지성과 특별인연

지난 1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알림2관에서 열린 '서울페스타 2022'와 '2022 하나은행 서울 E-PRIX (서울 E-프리)' 소개 기자 설명회에서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가 서울 E-프리 개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서울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알림2관에서 열린 '서울페스타 2022'와 '2022 하나은행 서울 E-PRIX (서울 E-프리)' 소개 기자 설명회에서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가 서울 E-프리 개최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성(41) 전북현대 어드바이저와 영국 축구클럽 맨체스터 유나이이티드(맨유) 전성기를 이끌었던 사령탑이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축구가 아닌 전기차 경주대회를 알리기 위해서다. 다음 달 13~14일 서울 잠실운동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 최고 전기차 경주대회인 포뮬러E 월드 챔피언십을 총괄하고 있는 제이미 리글(46) 포뮬러E 최고경영자(CEO)다.  

리글 CEO는 대회에 앞서 지난 12일 서울을 찾았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 동대문디지털프라자(DDP)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은 미래 지향적인 도시로 전기차 분야에서도 강력한 위치에 있다”며 “특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남 한복판이 축제의 현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는 당초 지난해로 예정됐었지만 코로나19 탓에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일정이 확정됐다. 

박지성과 ‘맨유 전성시대’ 이끈 숨은 주역

리글 CEO가 서울을 공식적으로 찾은 것은 2014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엔 맨유아시아 CEO 직함으로 박지성을 홍보대사로 앉히며 구단 마케팅에 힘을 기울였다. 당시 행사장에는 ‘전설의 귀환’이라는 영문 문구가 걸렸고, 박지성은 선수 시절 맨유에서 달던 1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기념으로 받았다.

당시 그는 “한국은 뛰어난 기업과 똑똑한 팬을 가진 나라”라며 “홍보대사로 박지성 영입을 계기로 아시아와 특별한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을 나온 그는 맨유에 2007년 입사해 마케팅과 영업 업무를 맡았다. 맨유는 2012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맨유의 매출은 2012년 3억2032억 달러(약 4200억원)에서 그가 마지막으로 일했던 2017년(5억8125만 달러)까지 약 2배가 됐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2014년 11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홍보 대사 활동 기자회견에서 박지성과 제이미 리글 당시 맨유 아시아 지역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2014년 11월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진행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홍보 대사 활동 기자회견에서 박지성과 제이미 리글 당시 맨유 아시아 지역 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포뮬러E를 주관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은 리글 CEO를 2019년 영입했다. 2014년 시작된 포뮬러E는 2015년 2120만 유로(약 280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1억6900만 유로(약 2200억원)로 상승 중이다. FIA가 1950년부터 시작한 포뮬러원(F1)의 지난해 매출 21억4000만 달러(약 2조7900억원)에 비하면 10분의 1에 그치지만 10~20대를 중심으로 두꺼운 팬층을 형성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뮬러E는 F1과 달리 소음과 매연이 없기 때문에 도심에서 경주가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포뮬러E 월드챔피언십의 올시즌 마지막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서울 E-프리’라고도 불린다. 2021~2022년 시즌은 사우디아라비아 디리야에서 시작해 멕시코시티‧로마‧모나코‧베를린‧자카르타‧마라케시‧뉴욕‧런던을 거쳐 서울까지 총 10개 도시를 거친다.

이날 레이싱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다. 잠실학생체육관 앞 올림픽로에서 출발해 잠실야구장 방향으로 급커브를 한 후 올림픽주경기장 내부로 진입한다. 트랙을 한 바퀴 돈 뒤 오른쪽으로 나와 차로로 진입하는데, 여기에서 속도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이 구간을 45~46바퀴, 약 120㎞를 주행한다. 



온라인으로 체험 가능…10~20대서 인기 

레이싱은 공식 경주차 젠2로 이뤄진다. 최대 출력 250㎾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2.8초를 발휘한다. 최고 속도는 시속 280㎞로 제한돼 있다. F1는 시속 380㎞에 육박한다. 

차량 성능에 따라 성적이 엇갈리는 F1과 달리 포뮬러E는 레이서의 실력이 성패를 좌우한다. F1에서 성적이 떨어진 선수가 포뮬러E에 참여해 두각을 나타내기도 한다.  

본선에서 경주차 출력은 200㎾로 제한된다.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경로를 벗어나 특정 구간에 고의로 진입하게 되면 출력을 끌어올려 경쟁차를 추월할 수 있다. 온라인 인기투표를 통해 특정 선수에게 높은 출력을 주기도 한다. 10~20대가 온라인 경주 게임 ‘카트라이더’를 연상하며 포뮬러E에 열광하는 이유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포뮬러E 페이스북에 참여하는 유저 중 49%가 13~24세 연령대로 나타났다. 포뮬러E가 출시한 ‘고스트 레이싱’은 온라인으로 실제 자동차 경주에 참여하는 것과 같은 기분을 낼 수 있다.    

실제 전기차 경주 대회에서 운전하는 느낌을 주는 포뮬러E의 고스트 레이싱. [사진 포뮬러E]

실제 전기차 경주 대회에서 운전하는 느낌을 주는 포뮬러E의 고스트 레이싱. [사진 포뮬러E]

 
이번 경기 티켓은 지난 12일부터 2차 예매가 시작됐다. 관람석 3층 센터와 에코, 프렌들리석은 9만9000원이며 1∼2층 로열핑크 좌석은 50만원, 프라임 좌석은 19만9000원이다. 위메프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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