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온의 변화가 심뇌혈관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최근 ‘유럽심장학회 연례회의’(2022)에서 발표된 노르웨이 오슬로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 228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기온이 10도 떨어질 때마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9%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 2위·4위, 암보다 진료비 많아
심뇌혈관 질환은 심장과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혀 산소와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거나 혈류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파열돼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말한다.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뇌혈관이 터지는 뇌출혈, 심장 혈관(관상동맥)이 좁아져 혈류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협심증, 관상동맥이 막히는 심근경색 등이 해당한다. 결국 심장과 뇌의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고 터지면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뇌와 심장의 세포가 죽어가게 된다. 심뇌혈관 질환이 사망률과 직결되는 이유다.
심뇌혈관 질환 발병률이 높아지는 이유로 서구화된 식생활과 인구 고령화가 꼽히지만, 심뇌혈관 질환의 선행 질환인 고혈압·당뇨병의 유병률 증가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이들 질환의 30~40대 환자 증가는 주목할 부분이다.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고혈압의 경우 30대 환자는 2017년 12만9400명에서 2021년 16만1995명으로, 40대 환자는 같은 기간 49만2034명에서 56만7564명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다. 당뇨병도 추이는 비슷하다. 특히 30~40대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의 경우 절반이 진단·치료를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운동·금연·절주 등 예방 수칙 철저히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 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을 제시하고 있다. ▶담배 반드시 끊기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절주 ▶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고, 채소와 생선 충분히 섭취 ▶가능한 한 매일 30분 이상 적절한 운동 ▶적정 체중·허리둘레 유지 ▶스트레스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정기적으로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 측정하기 ▶선행 질환(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꾸준히 치료 ▶뇌졸중·심근경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 방문 등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선행 질환의 치료와 관리, 금연만으로도 심뇌혈관 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의 80%를 예방할 수 있다고 규정한 바 있다.
운동도 심뇌혈관 질환 예방에서 중요한 요소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김원석·백남종 교수팀의 분석 결과 허혈성 뇌졸중 치료 후 충분한 신체 활동을 수행한 경우 사망 위험은 29%, 뇌졸중 재발 위험은 11%, 심근경색 위험은 21%, 복합 발생 위험은 1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