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2017년 3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진행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연합뉴스
서해위성발사장 내 VETS는 북한이 새로운 로켓이나 연료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시설이다. 이 때문에 38노스는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새로운 액체연료 엔진 시험을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한 정황만으로는 북한이 동창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벌이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이 지난달 31일 발사 실패 직후 내놓은 보도문에서 '발사체 문제'로 인해 위성 발사에 실패했다고 밝힌 만큼 이를 보완하기 위한 작업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그러면서 "위성발사에서 나타난 엄중한 결함을 구체적으로 조사 해명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과학 기술적 대책을 시급히 강구하며 여러 가지 부분시험들을 거쳐 가급적으로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며 새 엔진과 사용 연료와 관련한 시험을 조속히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앞서 38노스는 북한이 '천리마-1형'이라는 이름의 우주 발사체에 '화성' 계열의 중장거리 미사일 엔진을 토대로 개량한 새로운 엔진 시스템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북한이 지난해 3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을 시험발사 했다고 주장하면서 공개한 영상. 백두산 엔진 4개가 결합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다만 화염의 투명도, 발사 이후 발사대에 남은 회색 잔여물로 봤을 때 연료에 변화를 준 새 엔진 시스템이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38노스의 분석이다.
북한 당국이 정찰위성 추가 발사를 공언하면서 기술적 보완에 집중하고 있지만, 기상 상황도 위성 재발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북한 지역에선 초여름 장마인 '보리장마'가 시작했다. 한국의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은 서해위성발사장이 있는 서해안 지역에서는 13일까지, 북부내륙과 동해안 지역에서는 15일까지 계속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한국의 기상청 격인 북한 기상수문국 관계자가 지난해 6월 조선중앙TV '기상수문국에서 알리는 소식' 코너에서 '보리장마'를 설명하는 모습.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의 정찰위성 재발사가 예고 없이 이뤄질 수 있는 상황에서 이달 중순 노동당 전원회의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북한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상반기 국정 운영을 결산하는 동시에 하반기 경제를 비롯한 부문별 정책 방향을 확정할 예상이다. 이 자리에서 군사정찰위성 재발사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확보를 위해 재발사를 위한 명분을 다각도로 축적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라며 "인공위성 발사는 날씨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기술적 준비뿐 아니라 장마철을 앞둔 상황에서 기상 여건도 재발사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능력을 갖춘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을 최근 드라이독(건식독)으로 옮겨 놓은 것이 확인됐다. 38노스는 10일(현지시간)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일대를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이같이 파악됐다고 전하며 "(건식독 이동의) 목적이 불분명하지만, 일상적 선체 유지보수, 사소한 수리 또는 일종의 조정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