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여성·어린이 1만명 사망…우크라 전쟁 2년의 2배”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피난 중 부상을 당한 팔레스타인인 어린이가 수레에 실려가는 모습. EPA=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피난 중 부상을 당한 팔레스타인인 어린이가 수레에 실려가는 모습.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가 1만명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기간 사망한 가자지구 민간인 사망자 수가 21세기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과거 비판을 받았던 미국의 이라크·시리아·아프가니스탄 공격의 가장 치명적인 순간보다도 더 빠르게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유엔 추산에 따르면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전쟁을 시작한 이래로 사망한 여성과 어린이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에서 사망한 여성·어린이 숫자의 두 배를 넘은 상황이다.

영국의 독립 연구 단체인 이라크 바디 카운트(Iraq Body Count)의 추산에 따르면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첫해 동안 미군과 동맹군이 사살한 민간인이 남녀노소를 통틀어 총 7700명인데, 가자지구에선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더 많은 여성과 어린이가 사망한 상황이다.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여성·어린이 숫자는 이제 20년 가까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 약 1만2400명에 가까워지고 있다.

비율상으로 봐도 이번 전쟁에서 여성·어린이 사망자는 이례적으로 많다.

대부분의 전투원이 남성인데도 이번 전쟁의 전체 사망자 중 69%가 여성·어린이였다.

과거 벌어졌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에서는 사망자 중 남자가 60%였다.

NYT는 가자지구에서 유독 민간인 피해가 큰 이유로 대형 폭탄을 들었다.

익명의 고위 미군 당국자에 따르면 개전 이후 첫 2주간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투하한 폭탄의 약 90%가 1000~2000파운드(약 454~907㎏)짜리 위성 유도 폭탄이었다.

실제로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인 자발리아를 공습하면서 최소 2개 이상의 2000파운드 폭탄을 사용했는데, 영국 분쟁 감시단체 에어워즈(Airwars)는 이 때문에 최소 126명의 민간인이 숨졌고 이 중 절반 이상은 어린이였다고 확인했다.

미 공군 폭발물 처리반 출신으로 국제앰네스티 무기 조사관인 브라이언 캐스트너는 “이스라엘군은 인구가 극도로 밀집된 지역에서 초대형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여러 요소의 가능한 한 최악의 조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