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라이칭더(가운데) 민진당 총통 후보가 화롄 경선본부 성립식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중앙통신사

김경진 기자
후보 등록이 끝난 뒤 이뤄진 최신 여론조사에서 집권 여당인 민진당의 라이칭더(賴淸德)-샤오메이친(蕭美琴) 정·부 후보가 지지도 28.3%, 국민당의 허우유이(侯友宜)-자오사오캉(趙少康)은 28.2%, 민중당의 커원저(柯文哲)-우신잉(吳欣盈)이 24.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대만 중국시보가 27일 보도했다.
친중 성향인 중국시보는 자체 조사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지만 범국민당 단결 현상이 벌어지면서 국민당 후보가 약진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중국시보의 여론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다.
민진당 계열 온라인매체 ‘미려도전자보(美麗島電子報)’가 조사한 다른 여론 조사에서는 민진당과 국민당이 각각 31.4%, 31.1%의 지지도를 보여 양당의 지지도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0.3%p로 나타났다고 대만 연합보가 이날 보도했다. 민중당은 25.2%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26일 허우유이(오른쪽 두번째) 국민당 후보가 타이난 경선본부 성립식에서 청천백일기를 흔들고 있다. 중앙통신사
민진당 지지도 하락…총선 여소야대 유력
4년마다 치러지는 대만 대선에서 유권자는 총통 선거와 함께 지역구 입법위원(국회의원) 기표지와 한국의 비례대표 격인 정당 기표지까지 3장에 투표한다. 대만의 국회인 입법원 총 의석 113석은 지역구 73석, 비례 34석, 원주민 6석으로 구성된다. 홍콩 우산 시위로부터 영향을 받았던 2020년 총선에서 민진당은 62석을 차지해 단독 과반을 달성했다. 하지만 내년 치르는 총선에선 국민당에 제1당 지위를 넘겨줄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대만민중당의 청년 조직 행사에 참석한 커원저(가운데) 총통 후보가 단상에 오르고 있다. 중앙통신사
2030세대 민중당 지지도 여전히 50%
국민당은 지난 2022년 타이베이 시장 승리 모델의 재현에 주력하고 있다. 민진당을 주로 공격하면서 민중당을 소외시키는 전략이다. 야권의 분열로 민진당이 어부지리를 얻거나 민중당에 동정표가 가지 않도록 막겠다는 취지다.
후보 등록을 마친 3당 후보는 지난 주말 각각 취약 지역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라이칭더 민진당 후보는 화롄(花蓮)과 타이둥(台東)을 돌며 대만 주권 수호를 외쳤다. 허우유이 국민당 후보는 취약한 타이난(台南)을 찾아 자신은 이미 미국과 중국의 신임을 얻었다며 생명을 바쳐 대만을 수호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단일화 무산에 대한 책임론으로 홍역을 커원저 민중당 후보는 26일 청년 학생 지지자를 만나 민진·국민당의 연합 공격이 강해질수록 기성 정치권에 대한 반감이 자신에 대한 지지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이잉원 “대만은 자유·민주·평화·안전 필요”
한편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대만의 총통선거는 민주주의의 저력을 보여주는 무대”란 사설에서 “대만 주민 대부분은 ‘독립’도 ‘중국과 통일’도 아닌 ‘현상유지’를 원한다. 차기 총통이 누가 되건 중국과 지나친 마찰은 피하고, 안정된 관계를 쌓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