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에릭 페디가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MVP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페디는 27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상인 MVP를 수상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한국야구기자단 투표(전체 111표)에서 가장 많은 102표(득표율 91.9%)를 받아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6표)과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2표) 등을 여유롭게 제쳤다. 이와 더불어 다승(20승)과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수비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를 더해 5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역대 외국인선수의 MVP 수상은 이번이 5번째다.
2015년 에릭 테임즈의 뒤를 이어 NC 소속 MVP 계보를 이은 페디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KBO리그로, 또 NC로 오지 않았다면 이 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강인권 감독님과 동료들에게 이 기쁨을 돌리겠다”고 울먹였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의 5선발로 활약하다가 자리를 옮긴 오른손 정통파 페디는 올 시즌 KBO리그의 명실상부 최고 에이스였다. 국내 무대에는 생소한 ‘스위퍼’라는 구종을 앞세워 홀로 20승을 따냈다.
사실 페디는 이미 한국을 떠난 상태였다. NC가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자 지난 8일 아쉬움을 삼킨 채 고향인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번 KBO 시상식에서 4관왕 등극이 확정됐고, MVP 수상도 사실상 유력해지자 NC 구단과 협의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외국인선수가 시상식 참석을 위해 재입국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전날 페디와 함께 입국한 페디의 아버지는 지난달 아들이 받았던 최동원상 트로피도 직접 챙겨와 의미를 더했다.

신인왕 수상자 문동주(왼쪽)와 MVP 수상자 에릭 페디가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명맥을 이은 페디는 “오늘 이렇게 많은 상을 받을 수 있던 것은 모두 NC 덕분이다. NC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감사를 전한다”면서 “창원팬들께서도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제 내게 창원은 ‘제2의 고향’이다”는 말로 기쁨을 나눴다.

KBO 시상식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KT 위즈의 2003년생 영건 박영현은 역대 최연소 홀드왕(32개)이 됐고, SSG 랜더스 마무리 서진용은 세이브상(42개)을 거머쥐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은 39차례 베이스를 훔쳐 생애 처음으로 도루왕이 됐고, LG 홍창기는 득점 1위(109개)와 출루율 1위(0.444)를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