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선 "1교실 2교사" 윤호상 "온종일 돌봄"…교육감 독자출마 후보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민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주민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보수 진영으로 단일화하지 않고 독자 출마한 최보선·윤호상 후보가 사전투표 첫날인 11일 “선거에서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정근식 진보 단일 후보와 조전혁 보수 단일 후보가 양강 구도를 형성한 가운데, 두 독자 후보의 득표율이 선거 판세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1교실 2교사제’ 최보선 “생각 복잡, 끝까지 가겠다”

최보선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보선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진보 성향인 최보선 후보(전 서울시교육위원)는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군소 후보가 처한) 열악한 여건과 외압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완주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3.3% 득표한 최 후보는 당초 정 후보와 단일화를 논의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양강 후보의) 지지율이 접전을 벌이고 있어서 생각이 복잡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처럼 끝까지 서울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했다.

최 후보의 핵심 공약은 ‘1교실 2교사제’다. 그는 “한 교실에 두 선생님을 배정해 꼼꼼하게 지도하면 학교 적응과 학력 격차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초등학교 1학년부터 우선 시행해서 대상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사 두 명을 배정할지, 교사 한 명과 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예비 새내기 선생님을 배정할지는 예산과 교사 수급 상황을 살펴 정하겠다고 했다. 

교사들에게 10년마다 안식년을 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과 대학교수의 안식년 제도를 언급하면서 “학교 선생님들이 연구·휴식 시간을 충분히 가지면 수업 역량이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능력 있는 선생님들은 사교육 일타 강사에게도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호상 “현장 경험 많은 후보가 ‘바지사장’ 막아야”

윤호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후보 측 제공

윤호상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후보 측 제공

보수 성향인 윤호상 후보(전 서울미술고교장)도 이날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사퇴나 단일화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9월 초까지 교장을 했는데 오죽하면 그만두고 선거에 나왔겠나”며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유·초·중등 교육 경험이 없는 후보자들이 ‘바지사장’이 되는 것보다는 (내가) 교육 전문가로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소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공약은 학부모의 교육 부담 경감에 초점을 뒀다. 그는 “언제든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영유아 온종일 돌봄과 ‘24시간 응급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치원 방과후 영어 학습과 초·중·고 방과후학교 수강료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방과후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저녁밥도 학교에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또 “현장 경험이 부족하면 특정 집단에 의존하게 된다”며 “조희연 전 교육감은 전교조 의견을 많이 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혁신학교”라고 평가했다. 윤 후보는 혁신학교를 추가로 지정하지 않고, 학생·교직원·학부모의 인권을 포함한 ‘학교공동체 인권조례’를 제정하겠다고 공약했다.

후보자 4명 첫 토론회…진단평가·인권조례 ‘공방’

10일 조전혁 후보(왼쪽)와 정근식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각각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10일 조전혁 후보(왼쪽)와 정근식 후보가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각각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교육감 후보자 4명은 이날 오후 EBS가 주관한 합동 토론회에서 처음 맞붙었다. 앞서 진행한 TV 토론회에서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요건을 충족한 조전혁 후보만 초청 대상이었다. 사전투표가 시작된 날까지 유권자들이 변변한 토론회를 보지 못하면서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전투표 첫째날 투표율도 3.16%에 그쳤다.

정 후보는 “학생과 교육은 상품이 아니다. 학생과 학교의 경쟁을 부추기는 CEO가 아닌 참여·자치 교육을 실현하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말했다. 앞서 “평가 전성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언급한 조 후보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에 맞서 조 후보는 “민주진보 후보가 (조희연 전 교육감의) 불법을 옹호하고 정책을 계승한다는데, 10년 어둠을 되돌릴 것인가”라며 “학생인권조례 즉시 폐지하겠다”고 했다.


윤호상·정근식·최보선 후보는 이날 사전투표소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조 후보는 오는 16일 본 선거일에 투표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는 11·12일(오전 6시~오후 6시), 본 투표는 16일(오전 6시~오후 8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