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은 매달 일선 지방검찰청의 형사부 검사들을 상대로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를 선정해왔다. 주로 새로운 실체적 진실을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발견하거나 사회적으로 주목도가 높은 사건을 성공적으로 처리한 사례 등이 채택됐다. 연예인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혐의로 지난 5월 기소된 유튜버 탈덕수용소 사건, 8월 기소된 시청역 역주행 참사 사건 등이 대표적인 기존 형사부 우수사례였다.
하지만 이번 9월부터는 새로운 기준을 도입했다. 우수 수사사례 실적이 없더라도 배당 사건을 신속히 처리하고 장기 미제를 줄여나간 검사를 일선청에서 추천받아 이들을 포상키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사실 형사부 본연의 업무는 묵묵하게 배당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라며 “내세울 만한 사건이 없더라도 장기 미제를 줄여나가면서 기존 사건도 충실하게 처리한 검사들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심우정 검찰총장이 거듭 강조한 ‘형사부 역량 강화’ 차원이다. 심 총장은 취임사에서 “사건관계인들이 불안한 지위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신속히 사건을 처리하고 억울한 부분은 없는지 들어야 한다”며 “일선 형사부의 인력과 조직을 대폭 강화하겠다.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 정책으로 다듬어져 속도감 있게 추진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형사부 우수사례 선정은 대검 차원에서 형사부 역량 강화의 실질적인 첫 조치다. 총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대검은 9월부터 형사부 역량 강화를 위해 ‘형사부 강화 TF’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지방검찰청의 형사부 소속 검사 7명으로 구성된 TF는 주 1~2회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형사부 인력 운용이나 업무 시스템 등 일선에서 느끼는 문제의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