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백화점에 샤넬, 나이키…제재 뚫은 수입품들

북한 평양시 대성백화점 스포츠 코너에 입점한 아이다스, 나이키 브랜드 모습. 사진 SNS 캡처

북한 평양시 대성백화점 스포츠 코너에 입점한 아이다스, 나이키 브랜드 모습. 사진 SNS 캡처

북한 평양 문수거리에 있는 대성백화점에 해외의 고급 브랜드들이 다수 입점해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런 제품들을 비롯한 와인 등 주류, 귀금속 등 사치품들은 2006년 유엔 제재를 통해 대북 수출 금지품목으로 지정된 바 있다.

북한에서 유학 중인 중국 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 북한의 대형 백화점인 ‘대성백화점’을 방문한 사진들을 게재했다.

공개한 사진에는 ‘체육기재, 운동복’이라고 적힌 스포츠 코너가 담겼는데, 아디다스(adidas)와 나이키(NIKE) 등 유명 브랜드의 신발과 옷 등이 구비돼 있었다. 또 화장품 코너라고 소개한 곳에는 ‘샤넬(CHANEL)’, ‘SK-II’ 등 유명 브랜드 이름이 선명하게 적힌 제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또 다른 유학생이 식품 코너를 찍은 영상에서는 주류 진열대에서 발렌타인 12년산과 17년산 등이 포착됐고, 담배 코너에서는 일본산 담배인 세븐스타(SEVEN STARS)가 한편에 쌓여 있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를 비롯한 북한의 고위 관료들은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사치품들을 구매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중무역’이나 외교관들을 활용해 불법적인 방식으로 물품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김 총비서의 전용차인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의 마이바흐 S600 모델을 북한으로 판매한 이탈리아 업체는 “홍콩에 판매하는 것으로 알았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북한 대성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 모습. 사진 SNS 캡처

북한 대성백화점에 입점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 모습. 사진 SNS 캡처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06년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를 시작으로 사치품의 대북 유입을 금지하고 있다. 또 2013년 안보리 결의 2094호는 고급승용차와 요트, 고가의 시계, 보석 등을 금수 품목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주류와 담배로까지 그 범위가 확대되기도 했다.

2020년 대북제재위원회는 전문가패널 중간 보고서를 통해 대성백화점 매장에 진열된 해외 유명 위스키 사진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반입 과정에 개입했다면 위반이 명백하지만 북한 내에서 거래한 사실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현실적 규정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밀수 과정에서 북한 당국이나 기관, 개인이 적극 관여한 동향을 파악할 순 있어도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 차원에서 새로운 제재 결의가 채택되기는 어려운 상황인 만큼 큰 의미는 없다는 설명이다.

대대적 리모델링 끝낸 평양 대성백화점. 연합뉴스

대대적 리모델링 끝낸 평양 대성백화점. 연합뉴스

평양 대성백화점은 사치품을 판매하는 주요 창구로, 김 위원장의 통치 자금 담당으로 알려진 북한 노동당 39호실이 관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하 1층, 지상 5층으로 된 백화점에서는 1층부터 3층에서는 갖가지 식료품들과 옷, 신발들, 가정용품과 일용잡화들, 학용품과 문화용품들에 이르는 1만 1700여 가지 상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하에는 수영장, 목욕탕 등 각종 편의시설이, 4층과 5층에는 식당, 오락실이 갖추어져 있다. 대성백화점의 특징은 가격이 아주 낮은 상품으로부터 가격이 높은 상품까지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