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올초엔 20% 올렸는데…명품들 신년에 또 값 올린다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에르메스 히말라야 버킨백. EPA=연합뉴스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 에르메스 히말라야 버킨백. EPA=연합뉴스

소비심리가 얼어붙었지만 주요 명품 브랜드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연초부터 줄줄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다. 탄핵 정국으로 달러당 원화가치가 급락(환율은 상승)하면서 일부 브랜드는 과거보다 원화 기준 가격 상승 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다음달 3일부터 가방, 의류, 장신구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인상률은 품목별로 상이하지만 평균 10% 내외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금값 인상으로 장신구 제품의 경우 인상률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에르메스는 올 초에도 버킨백의 가격을 20% 올린 바 있다. 3만2000달러(약 4400만원)에 달하는 버킨백은 유명 연예인들과 셀럽들이 애용하는 제품으로, 돈만 있다고 살 수 없고 에르메스 구매 이력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가방으로 유명하다.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산하의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도 연초에 주요 품목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에도 품목에 따라 최소 한 차례 이상 제품 가격을 올린 바 있다.  

LVMH 계열 명품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도 다음 달 2일 일부 제품 가격을 10% 안팎 인상할 예정이다. 같은 제품군에서 한 브랜드가 가격 인상에 나서면 다른 브랜드도 뒤따라 가격을 올리는 업계 관행에 따라 롤렉스 등 다른 명품 시계 브랜드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명품 브랜드는 과거에는 1년에 1회, 대체로 연초에 가격을 인상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상 주기가 짧아졌다.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은 한 해에 5차례씩 품목별로 가격 인상에 나서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2021~22년에도 수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들이 최근 급격히 오른 환율을 선제적으로 반영할 것"이라며 "불경기라 해도 하이엔드 브랜드는 경기를 타지 않기 때문에 수시 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