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민의힘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홍 전 차장은 지난해 12월 3일 오후 10시43분 국정원 청사를 나와 국정원장 공관에 도착했다. 오후 10시56분쯤 다시 공관을 떠났고 오후 10시58분쯤 국정원 청사 로비를 지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여”라는 지시를 받은 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정치인 등 체포 대상자 명단을 듣고 수첩에 받아 적었다고 주장해왔다. 홍 전 차장은 지난 4일 헌재 탄핵심판 변론 증인으로 출석해 “23시 06분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통화했고, 여인형 사령관이 명단을 불러줬다”며 “책상에 앉아서 여유 있게 적은 게 아니라 국정원장 관사 입구 공터에 서서 포켓에 있던 메모지에 적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조태용 국정원장은 지난 13일 “홍 전 차장은 국정원 공관 앞 공터에서 메모를 썼다는 시각에 CCTV 상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공관 앞 공터에서 통화한 건 확실하다. 공관에서 청사까지 2~3분 거리다. CCTV를 확인하면 알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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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비상계엄 당일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에게 듣고 작성했다는 메모. 홍 전 차장은 위의 ‘체포 대상자’는 보좌관이 다시 썼고, 아래 흘려 쓴 글씨는 본인이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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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