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중도보수' 행보…현대차 찾아 "기업이 경제성장 전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뒤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을 찾아 점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한 뒤 직원들과 함께 구내식당을 찾아 점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현대자동차 공장을 찾아 “기업의 성장이 그 나라 경제 성장의 전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으로 민주당이 정체성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직접 산업 현장을 찾아 성장 담론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충남 아산에 있는 현대차 공장에서 열린 ‘국제통상 환경 변화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모두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업의 성장은 그 나라 경제성장의 전부”라며 “(한국이)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세계가 인정하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 데에 현대차가 그 중심에 서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과하다고 여겨질 만큼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현대차도 미국 현지 투자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대한민국에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국내 생산 촉진 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한민국 산업 경제도 자칫 공동화 위험에 빠져 있는데, 미국 정책에 대해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 성장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그 속에서 가능하면 기회와 결과를 공평하게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양극화와 격차를 완화하는 길"이라고 했다. 

행사에는 이해식 대표 비서실장,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김원이 의원, 공장 인근 지역을 지역구로 둔 강훈식(아산을)·문진석(천안갑)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동석 사장 등 현대차 임원진과 생산 현장을 시찰한 뒤 기업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이후 이 대표는 현대차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했다. 이 대표는 방명록엔 “함께 사는 세상, 현대자동차 세계 석권을 응원합니다”라고 적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서 현대차 측은 전기·수소차 충전 인프라, 수소 생태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를 물리겠다고 시사한 만큼, 대미 의원 외교를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당부도 전했다. 동행한 이건태 의원은 이를 브리핑하며 “이 대표는 대한민국 자동차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한국 자동차 기업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사장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오전 충남 아산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이동석 사장을 비롯한 현대자동차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표는 21일에는 한국노총·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지도부와도 간담회를 진행한다. 재계에 이어 하루 시차를 두고 노동계를 만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