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오른쪽)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젤렌스키는 20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서 키스 켈로그 미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났다. 젤렌스키는 회동 후 X(옛 트위터)에 “켈로그 특사와 좋은 논의를 했다”며 “현재의 전황과 우리가 요구하는 안보 보장, 포로 송환 문제 등에 논의가 집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강력하고 효과적인 투자·안보 협정을 만들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결과를 빨리 도출하기 위한 건설적인 방법을 (켈로그 특사에게)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영상연설에서도 “켈로그와의 만남은 희망을 다시 회복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대통령 집무실에서 키스 켈로그 미국 백악관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젤렌스키는 켈로그 특사와의 만난 후 “희망”을 언급하고, 미국과의 투자·안보협정 체결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측 요구로 별도의 공동발표나 기자회견이 열리진 않았지만, 미국이 우크라이나 측에 당초보다 완화된 광물 채굴 협정안을 제시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요구한 것보다 개선된 협정 초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젤렌스키는 “나라를 팔아먹을 수는 없다”며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이 전달한 광물 채굴에 관한 협력 협정 초안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했다. 당시 초안에는 우크라이나내 광물 채굴로 인한 수익 50%를 미국에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 정부 측이 트럼프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는 요구도 했다고 전했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개선된 초안의 내용은 상당히 우크라이나 법률에 부합한다”며“젤렌스키의 보좌관 몇몇은 트럼프와의 추가 충돌을 피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정당화할 수 있도록 개선된 초안에 서명하자고 젤렌스키를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 나토군 철수 요구에 놀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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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만나 서로의 손을 잡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가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동유럽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철수를 요구했다”며 “미국이 일단 거부했지만 트럼프의 변심 가능성 때문에 프랑스와 영국 정상이 트럼프를 만나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8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벌인 종전 협상 전 이미 스위스에서 여러 차례 비공식 실무자급 회담을 벌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