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한 해안에서 진행된 웨딩 스냅. 사진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가 웨딩 전 야외촬영지로 떠오르고 있다. 1970년~1990년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던 제주가 결혼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통해 ‘결혼을 준비하는 섬’으로 다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관광공사는 21일 내비게이션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웨딩 사진 명소를 공개했다. 지난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제주의 ‘웨딩스냅’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5만9132건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내의 한 들판에서 진행된 웨딩 스냅 일정. 사진 제주관광공사
웨딩 사진 촬영의 필수 요소인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등 일명 ‘스드메’가 제주에서는 ‘스냅사진’·드레스·메이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 스냅사진은 연출 없이 자연광에서 움직임이 있는 피사체를 찍는 사진이다. 스튜디오 사진은 주로 인공광을 이용, 연출해 촬영한다.
제주관광공사가 티맵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표적 웨딩스냅 촬영 장소로는 제동목장입구, 부소오름, 바리메오름, 소금막해변 등이 꼽혔다. 각각 장소를 향해 차량이 향한 숫자가 전년보다 최소 47%에서 최대 122%까지 늘어났다.
제주도내 한 해변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진행된 웨딩 스냅. 사진 제주관광공사
그간 이런 제주의 웨딩스냅 명소는 전문 포토그래퍼들끼리만 아는 ‘영업비밀’로 여겨져 왔다. 제주 웨딩업계 관계자는 “영업비밀의 일부가 공개됐으나, 전문가들은 계절·시간대·날씨별로 예비 신랑과 신부의 최고의 순간을 담을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는 노하우가 있다”며 “이번 공개로 제주 웨딩 야외촬영에 대한 관심이 더 커져 관련 산업에도 더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촬영 준비에 필수적인 웨딩샵·의상 대여점을 향한 관광객 차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미용실로 향한 차량은 4% 증가했다. 소품과 관련한 꽃집을 향한 차량 도착 수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가 지난해 4월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도로에 피어난 벚꽃나무 아래에서 웨딩 스냅 사진을 찍고 있다. 최충일 기자
실제 제주 웨딩스냅의 장소 연관어는 바다, 들판, 해변, 숲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캔버스 삼아 사진과 동영상의 매력을 더할 수 있어서다. 특히 계절별로 피어나는 다채로운 꽃과 풀은 가장 경쟁력 있는 제주 웨딩스냅의 요소다. 봄에는 유채꽃과 벚꽃, 여름엔 수국과 녹음(綠陰), 가을엔 메밀꽃과 억새, 겨울 동백꽃과 수선화 등이 제주 전역을 뒤덮는다.
“사유지 허락 없이 NO, 주차는 지정 자리에”
제주도내 한 해안가에서 달빛을 배경으로 진행된 웨딩 스냅. 사진 제주관광공사
해당 자료는 제주관광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 내 자료실(보고서게시판)에서 ‘데이터로 보는 제주여행-웨딩스냅편’을 통해 열람할 수 있다. 문정혁 제주관광공사 홍보과장은 “제주 웨딩 야외촬영은 이국적인 자연뿐 아니라 헤어샵, 의상 대여점, 꽃집 등 스냅촬영에 필요한 준비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며 “다만, 사유지에 허락 없이 들어가면 안 되고, 주차는 지정된 자리에 하는 등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예의 있게 촬영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