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던 열차, 코끼리와 충돌…승객 무사했지만 6마리 떼죽음

20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민네리야 국립공원에서 달리던 열차가 코끼리떼와 충돌해 탈선한 모습. AP=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스리랑카 민네리야 국립공원에서 달리던 열차가 코끼리떼와 충돌해 탈선한 모습. AP=연합뉴스

스리랑카에서 여객 열차가 야생동물 보호구역 인근을 지나던 코끼리 떼를 들이받으면서 코끼리 6마리가 죽고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야생동물부 하시니 사라트찬드라 대변인은 이날 열차와 코끼리 무리가 충돌한 사고 사실을 발표하며, 숨진 코끼리 중 4마리는 새끼, 2마리는 성체였다고 밝혔다.

사고는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약 200㎞ 떨어진 민네리야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했다. 이곳은 인근 카우둘라 국립공원과 와스가무와 국립공원을 연결하는 코끼리 회랑으로 불린다.

사고로 열차가 탈선했지만, 승객 중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새끼 코끼리 3마리를 비롯해 코끼리 6마리가 사망했다. 또 코끼리 2마리는 크게 다친 상태로 정글로 돌아갔다.

정부 대변인인 나린다자야티사언론부 장관은 “코끼리가 기차에 치이는 사고는 흔히 일어나지만, 이번 사건은 그 수가 너무 많아 주목하고 있다”며 코끼리가 선로를 건널 때 속도를 줄이는 등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시스템이 있지만 실효성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코끼리 충돌 현장 근처에 야생 코끼리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AP=연합뉴스

코끼리 충돌 현장 근처에 야생 코끼리 경고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다. AP=연합뉴스

불교 문화권인 스리랑카에서 코끼리는 신성한 존재다. 현재 약 7000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살고 있으며 이들을 죽이거나 해치는 것은 범죄 행위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끼리가 농장으로 들어와 농작물을 먹거나 사람들을 습격하는 일이 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야생 코끼리가 마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전기 울타리 등 차단 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반면 환경 단체나 동물 보호 단체들은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농지를 개간하면서 코끼리들의 터전이 줄어든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