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얼굴 통증에 고통…만성 부비동염 女가 더 취약, 왜

이비인후과 진료로 콧속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진료로 콧속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분당제생병원

코가 막히고 누런 콧물에 얼굴 통증까지…. 평소 콧속 부비동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부비동염으로 고생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런 부비동염이 만성화된 환자가 한 해 100만명을 다시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성 부비동염 환자 수는 2019년 102만명까지 늘었다가 코로나19 유행 여파로 빠르게 꺾였다. 2021년엔 50만명까지 반 토막이 났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을 타고 반등하면서 2023년 102만5392명으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부비동은 코 주위 뼛속의 공기가 차 있는 빈 공간을 말한다. 여기에 3개월 이상 염증이 지속하면 만성 부비동염이다. 기침과 후각 감퇴 등이 주요 증상인데, 심하면 중이염이나 천식 같은 합병증이 나타난다. 증상이 4주 이내로 그치면 급성으로 분류한다.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만성 부비동염에 취약한 편이다. 최근 10년(2014~2023년) 20대 이상 만성부비동염 환자를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이 53%로 남성보다 많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통계에서도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배미례 분당제생병원 이비인후과 과장은 "여성은 상대적으로 코·부비동 구조가 작은 데다, 면역 체계가 염증 반응을 더 쉽게 일으키는 편이라 만성 부비동염이 많다"면서 "여성 호르몬이 코점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9세 이하 소아 환자가 가장 많다. 2014~2023년 누적 환자 수가 200만명에 육박한다. 배미례 과장은 "1년에 평균 6~8회꼴로 감기에 많이 걸리고, 성인보다 부비동이 덜 발달해 입구가 좁고 점막 부종도 쉽게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성 부비동염에 걸렸다면 먼저 약물치료를 진행한다. 그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물혹이 생기면 수술을 하게 된다. 내시경 수술로 부비동 내 염증과 물혹을 제거하고 입구를 넓게 열어 분비물을 배출하는 식이다. 다만 부비동염이 눈이나 뇌에 가까운 부위에 발생하면 수술 중 실명 등 합병증을 주의해야 한다.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담배 연기나 먼지 등 자극적인 물질을 피해야 한다. 또한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 개인위생을 잘 챙기는 게 중요하다. 만약 코막힘이나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같은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질 경우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