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金’ 김채연, 사대륙선수권도 제패…“개인 최고점 뿌듯해”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피겨 김채연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인 뒤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2.23/뉴스1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피겨 김채연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사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인 뒤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2.23/뉴스1

최근 막을 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따냈던 김채연(19·수리고)이 안방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메이저대회에서 다시 만점 연기를 펼치며 정상을 밟았다.

김채연은 23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펼친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8.27점과 예술점수(PCS) 70.09점을 받아 지난 21일 쇼트 프로그램에서 획득한 74.02점을 더해 총점 222.38점으로 모든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브레이디 테넬(27)이 204.38점으로 은메달을, 사라 에버하트(19·이상 미국)가 200.03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매년 개최되는 사대륙선수권은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4개 대륙 선수들이 경쟁하는 메이저대회다. 역대 한국인 여자 싱글 우승자로는 2009년 김연아(35·은퇴)와 2023년 이해인(20·고려대)이 있다.

프리 스케이팅과 쇼트 프로그램에서 모두 개인 최고점을 썼다. ‘내면의 속삭임(Whisperers from the heart)’ 선율을 따라 연기한 김채연은 첫 번째 과제인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를 완벽하게 뛰었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이어 후반부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군더더기 없이 뛴 뒤 마지막 과제인 트리플 플립으로 이날 연기를 완성했다. 이번에도 어머니가 손수 지은 화사한 색감의 금빛 의상이 김채연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했다.

이틀 전 자신의 기존 쇼트 프로그램 최고점(71.39점)을 넘어선 뒤 프리 스케이팅 최고점(139.45점)도 경신한 김채연은 “국내에서 열린 사대륙선수권에서 개인 최고점을 쓰고 금메달도 따서 정말 기쁘다. 또, 엄마가 만들어준 드레스로 우승했다고 말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면서 “올 시즌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고 있다. 이전까지는 연기 중간부터 ‘다음 점프를 뛰어야 하는데 넘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들었는데 최근에는 나 자신을 믿고 뛰고 있다”고 활약 비결을 말했다.


최근 1년간의 성장세가 누구보다 뚜렷한 김채연이다. 지난 시즌 사대륙선수권 은메달과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성인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올 시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 연속 제패로 국제경쟁력을 확실하게 입증했다. 수리고를 졸업하는 김채연은 일단 대학교 진학은 1년 미루기로 했다. 대신 남은 대회를 충실히 소화하며 내년 열리는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준비할 계획이다.

김채연(가운데)이 23일 열린 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경기에서 우승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김채연(가운데)이 23일 열린 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 여자 싱글 경기에서 우승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고봉준 기자

올 시즌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김채연은 “하루 이틀 쉬면서 체력을 보충하려고 한다. 그 뒤로는 다음 달 세계선수권 대비 훈련을 시작할 생각이다”면서 “오늘 경기 후반부 들어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서 스핀과 점프가 조금 흔들렸다. 아쉬웠던 부분은 연습을 통해 잘 가다듬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전날 열린 남자 싱글 경기에선 이 대회 2022년 챔피언인 차준환(24·고려대)이 은메달을 따냈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가 이어져 4위(79.24점)로 밀려났다. 그러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185.78점을 받아 총점 265.02점으로 입상했다. 금메달은 285.10점을 받은 미하일 샤이도로프(21·카자흐스탄)가 가져갔고, 동메달은 245.01점을 얻은 지미 마(30·미국)에게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