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붕괴사고 당시 교각 아래를 지났던 임동섭(69·충남 천안시 입장면)씨는 "어머니를 마을회관에 모셔다드리기 위해 차를 몰고 가던 중 사고 지점을 지나자마자 ‘쿵~’ 하는 소리를 들었다. 마치 지진이 나는 것처럼 큰 소리에다 땅이 크게 울렸다"고 말했다. 임씨 뒤로는 다른 자동차가 한 대가 더 있었지만, 그 뒤로 따라오는 차는 없었다. 임씨는 “조금 전에도 현장을 보고 왔는데 사고 당시를 생각하면 너무 놀라서 말이 안 나온다”고 설명했다.

25일 오전 고속도로 교각 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에서 관계 당국이 중장비를 동원해 무너진 상판을 치우고 있다. 신진호 기자
사고 현장과 불과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사는 김오식(55)씨는 “외출하기 위해 차를 몰려고 시동을 건 순간 산이 무너지는 것 같은 굉음이 나면서 사고가 났다”며 “돌아와서 CCTV를 보니 사고 전에 진동이 먼저 발생하고 상판이 우수수 떨어졌다”고 말했다. 김씨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 영상을 보면 상판이 떨어진 시간은 오전 9시49분 쯤이다. 자동차 두 대가 사고 지점을 지난 뒤 곧바로 상판이 무너졌다. 김씨 역시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일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25일 고속도로 교각 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현장에서 119구조대가 매몰된 작업자를 구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사고가 발생한 곳은 충남 천안시 입장면 도림리와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경계다. 작은 천(川)을 경계로 천안과 안성으로 나뉜다. 주민들은 “어떻게 도로 상판이 무너질 수 있나. 무서워서 어떻게 다니겠나”라며 하소연했다. 무너진 상판 더미가 쌓인 도로는 평소 출퇴근 시간 천안의 산업단지를 오가던 차량이 많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사고가 출퇴근 시간에 발생하지 않았던 게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오식씨는 “살면서 누가 이런 사고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겠나”라고 말했다.

25일 고속도로 교각 상판 붕괴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현장에서 119구조대가 매몰된 작업자를 구조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안성소방서 고경만 화재예방과장은 “현재까지 다른 작업자들은 상판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동원 가능한 소방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마지막 1명을 구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