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제철이 12일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부분 직장폐쇄를 해제한다. 사진은 지난달 25일 충남 당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냉연2공장 정문 전경. 오삼권 기자
임단협 갈등 중인 현대제철이 195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행했던 직장폐쇄를 해제한다. 노조도 파업을 철회하고 대화에 나서기로 했다.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자 노사가 한 발짝씩 물러섰다.
11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2일 오전 7시부터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산세압연설비(PL/TCM)에 대한 부분 직장폐쇄를 해제한다. 지난달 24일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자 직장 폐쇄에 돌입한 지 16일 만이다. 이에 노조는 13일 오전 7시부터 파업을 철회하고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현대제철 노조의 파업 이후 냉연 강판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액은 11일까지 450억원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현대제철 냉연강판 모습. 사진 현대제철
교섭 재개에 따라 지난해 9월부터 이어온 임단협이 곧 마무리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노조에 ‘기본급 450%+10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차 성과급(기본급 500%+1800만원)에 버금가는 수준을 요구했다. 이번엔 노사가 강대강 대치를 푼만큼 양측의 제시안 중간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거란 기대가 나온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조속한 시일 내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 교섭에 성실하게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결의대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 노사가 재협상에 나선 것과 달리 자회사는 파업을 예고하고 나섰다. 현대제철 자회사 현대ITC 노조는 13일 오후 11시부터 15일 오전 7시까지 32시간 총파업을 진행한다. 당진제철소 제선·제강 라인에서 생산·정비 업무를 하는 현대ITC가 파업에 들어가면 일부 라인에 간접적인 생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앞서 사측은 노조에 ‘기본급 400%+70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제철보다 보상이 부족하다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은 “지난 수십년간 한국의 경제산업 규모는 크게 성장했지만, 노사 대치 문화가 바뀌지 않으면서 경제적 피해 규모도 크게 늘었다”라며 “특히 철강은 국가 기간산업인 만큼 노조는 파업에 나서기 전에 기업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