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TSMC 동맹 잠정 합의"…파운드리 시장 재편되나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이희권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소재 인텔 본사. 이희권 기자.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까.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3일(현지시간) “인텔과 TSMC 양사 경영진이 최근 인텔의 파운드리 부문을 운영할 합작 회사를 설립하는 데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새 합작 기업에선 TSMC가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인텔과 다른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매체는 TSMC가 합작 회사의 지분 20%를 받는 대가로 일부 제조 기술을 인텔과 공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합작회사에 투자할 다른 반도체 기업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로이터는 TSMC가 인텔 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며 엔비디아·AMD·브로드컴·퀄컴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려 한다고 보도했지만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회의(GTC2025)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난 초대받지 못한 파티”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인텔, TSMC와 손잡고 파운드리 적자 탈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점유율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트렌드포스]

양사의 동맹이 현실화될 경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표면적으론 당장 수조원의 적자를 지고 있는 인텔이 웃을 가능성이 높다.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한 인텔은 지난해 188억 달러(약 27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TSMC와 협력하면 파운드리 기술 강화 측면과 투자 지원 측면에서 인텔이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미국 백악관이 TSMC에 인텔 인수 압박에 나선 것도 이런 점을 노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인텔과 TSMC의 제조 공정이 달라 기술 이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점,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인텔이 그다지 협력을 반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TSMC로선 당장 인텔의 회생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해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인텔 인수설이 제기될 때마다 반복됐던 주주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이에 대해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텔과의 협력은 압박을 피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며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수주를 받아오는 데에도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TSMC-인텔 협력에 파운드리 경쟁 심화 우려 

파운드리 격차 해소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8.1%로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TSMC는 같은 기간 64.7→67.1%로 늘어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인텔과 TSMC가 협력해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경우 삼성전자가 돌파구를 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TSMC와 인텔 협력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회의론은 여전하다.  김양팽 연구원은 “TSMC가 부담해야 할 몫이 크기 때문에 실제 양사의 협력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