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널뛰기 매킬로이, 6타 줄여 다시 우승 경쟁

로리 매킬로이 13번 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퍼트를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UPI=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 13번 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에 올린 후 퍼트를 앞두고 미소를 짓고 있다. UPI=연합뉴스

로리 매킬로이는 지난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벌어진 마스터스 1라운드 14번홀까지 4언더파로 2위였다. 점수를 줄일 수 있는 홀들이 남아 있어 더 치고 올라갈 것 같았다.  

그런데 파5인 15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맞고 넘어갔고 세 번째 샷은 그린을 맞고 굴러 물에 빠져버렸다. 파4인 17번 홀에서도 세 번 만에 그린에 올린 후 3퍼트로 더블보기를 했다. 표정이 매우 안 좋았다.  

미국 미디어들은 마스터스에서 유독 흔들리는 로리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우승도 물 건너 갔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렇게 주장하는 근거도 있었다. 15번 홀에서 매킬로이는 평소 보다 40야드나 짧은 294야드의 티샷 밖에 치지 못했고, 이 때문에 롱아이언을 쳐서 그린을 넘겼다. 게다가 매우 조심해야 할 15번 홀 그린 뒤의 내리막 칩샷을 과감하게 쳐 빠뜨렸기 때문이다. 17번 홀에서는 전형적으로 집중력을 잃은 모습이었다.

12일 2라운드에 매킬로이는 아무 기대도 하지 않고 나온 선수 같았다. 9번 홀까지 그랬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 60cm 옆에 붙여 버디를 잡은 후 눈빛이 달라졌다. 


어려운 11번 홀에서도 또 핀에 버디를 했다. 아멘코너 마지막 홀인 파5 13번 홀에서는 숲에서 4번 아이언으로 물가에 있는 핀에 붙여 이글을 했다. 14번 홀에서는 티샷이 숲에 갔으나 공간을 뚫고 그린에 올렸다. 전날 더블보기를 한 15번 홀에서도 쉽게 2온해 버디를 잡았다.  

10번 홀부터 15번홀까지 로리 매킬로이 쇼타임이었다.  

결국 이날 보기 없이 6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6언더파로 선두 저스틴 로즈에 2타 차 공동 3위(오전 6시 현재)가 됐다.  

매킬로이는 “오늘 반등한 게 자랑스럽다. 어제도 경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더블보기를 한) 두 홀이 이 대회 전체를 좌우하지 못하게 하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선두는 8언더파의 저스틴 로즈다. LIV로 간 브라이슨 디섐보가 7언더파 2위다.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5언더파 공동 4위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매킬로이는 다 잡았던 US오픈 우승컵을 디섐보에게 빼앗긴 악연이 있다. 셰플러와는 세계 랭킹 1-2위 대결을 벌일 수 있다. 두 선수가 아니더라도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와 사연이 많다. 전반적으로 우승과 상관없을 때 잘 쳤고, 우승권에 가면 격동이 일어났다. 결국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골프계는 궁금해 한다.  

임성재. AP=연합뉴스

임성재. AP=연합뉴스

임성재는 14번홀까지 눈부신 경기를 하면서 5타를 줄였다. 이때까지 6언더파로 선두권에 갔다. 그러나 이후 보기 3개가 나와 3언더파로 밀렸다. 안병훈은 1오버파, 김주형은 2오버파로 컷을 통과했다. 

67세의 베른하르트 랑거는 3오버파로 한 타 차 컷통과를 하지 못했다. 랑거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출전하지 않겠다고 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