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조찬 회동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오 시장은 1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김문수 후보와 조찬을 했다. 이후 오전 11시 20분부터 나경원 후보와 차담을 한 뒤, 안철수 후보와 점심을 먹었고, 유정복 후보와도 오후 면담했다. 전날 만찬 상대는 홍준표 후보였다. 오 시장은 후보들에게 자신의 주요 정책인 ‘약자와의 동행’ 공약집과 USB 등을 건넸고,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나눴다고 한다. 이틀간 저녁·아침·점심을 국민의힘 후보와 연속해서 함께 하고, 차담까지 나눈 것이다. 오 시장은 한동훈 후보와도 만남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선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오 시장의 문턱이 붐비자 ‘지지율 흡수 경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 시장은 중도확장력이 있는 보수 후보로 꼽혀왔다. 지난 2월 12일 국회에서 열린 오 시장의 개헌 토론회에는 국민의힘 의원 48명이 모이기도 했다. 이처럼 당내 기반이 탄탄한 오 시장이 불출마를 택했기에, 그 지지층이 어디로 가느냐가 변수가 부상한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주자인 홍준표 후보와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서울시장 공관에서 가진 만찬 회동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홍준표 캠프 제공
국민의힘 일각에선 “경선뿐 아니라 대선 본선 과정에서도 오 시장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말도 돈다. 선거 운동을 치러야 하는 후보 입장에선 서울시장으로만 4선을 지낸 오 시장의 인적 네트워크나 서울 바닥 조직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오른쪽)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회동을 마친 후 이동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다만 오 시장 측에서는 난감한 기류도 읽힌다. 민감한 경선 경쟁이 한창인데, 어느 후보를 편애한다는 인상을 주면 내부 갈등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오 시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의원은 “현시점에서 어느 한 명의 손만 들어주기 어려운 고민의 결과가 ‘2일 5만남’이라는 빡빡한 일정으로 나타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경선에서는 중립을 지키고, 최종 후보가 선정되면 측면 지원하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오찬 회동을 마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16일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나와 오 시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