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수사단, 박정훈 대령 구속영장에 허위사실 담은 군 검사 불기소 의견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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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율 기자 사진 전율 기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직해임 무효확인 소송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지난 9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보직해임 무효확인 소송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단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허위 구속영장 청구 의혹을 받는 군 검사를 불기소 의견으로 군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16일 파악됐다. 시민단체는 “박 대령에게 항명 혐의를 뒤집어씌웠던 국방부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앞서 박 대령 측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허위 사실 17개가 기재됐다며 군 검사를 국방부 조사본부에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로 지난해 3월 고소했다. 박 대령 측은 군 검찰의 영장청구서에 적힌 “항명 혐의로 입건된 이후 휴대전화 통화, 문자 메시지 내역을 지우는 등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관련 대화나 메시지 등이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등의 내용이 허위라고 주장했다.

이날 군인권센터가 공개한 조사본부의 불기소 의견서에 따르면, 조사본부는 “일부 주관적 해석을 포함하거나 근거가 불명확한 부분은 있다”면서도 “취지와 맥락을 볼 때 중요 부분이 객관적 사실에 반하거나 조작된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밝혔다. 조사본부는 “구속이 필요한 사유를 기재하는 구속영장 청구서의 특성상 수사기관의 가설과 주관적 해석이 불가피하게 포함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군 검사는 군 조사에서 “초기 수사를 통해 확보한 참고인 진술 및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추정되는 내용을 구속영장 청구서에 작성했을 뿐"이라며 "허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작성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군인권센터는 “조사본부가 검찰단에 보낸 의견서는 군 검사의 변론 요지서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군인권센터는 “조사본부가 ‘대통령 격노’ 같은 민감한 사항은 아예 수사도 해보지 않고 법원이 박 대령 항명죄 항소심 재판을 진행 중이라는 엉뚱한 이유를 갖다 붙여 판단 자체를 포기했다”며 “구속영장 청구서 작성 주체인 국방부 검찰단이 아닌 별도 조직체계를 통해 처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박 대령은 지난 1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관련 항명 혐의 1심 군사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8일 “비상계엄 수사가 일정 부분 정리되면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조사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