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신입주 늘었다…'모처럼 봄' 가구업계 세가지 전략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회사원 박모(34)씨는 가구‧가전 등 혼수 예산으로 1500만원을 잡았다. 침대는 500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골랐지만, 책상과 쇼파, 옷장 등은 각각 수십만 원 수준의 저렴한 제품을 선택했다. 가전도 냉장고 외에는 모두 가성비 위주로 골랐다. 박씨는 “쓸 수 있는 예산은 제한돼 있는데 모두 프리미엄 급으로 살 수는 없어서 중요한 몇 가지 외에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따졌다”고 말했다.

현대리바트 가구로 꾸민 방. 사진 현대리바트

현대리바트 가구로 꾸민 방. 사진 현대리바트

움츠렸던 가구 시장이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줄었던 혼인이 늘고 새 아파트 입주도 증가한 영향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혼인 건수는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 2월에만 2422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 늘었다. 새 아파트 입주도 늘었다. 부동산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5월 전국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6000가구로, 4월 대비 19% 많다. 이중 수도권 입주 물량이 52%다. 올해 수도권에서만 6만5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가구 업계에서 ‘오랜만에 대목을 맞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최근 가구 시장은 양극화가 뚜렷하다. 소비자들이 지출을 최소화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고르거나, 아니면 아예 최고급 프리미엄으로 눈을 돌린다.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에 따르면 해외 프리미엄 가구와 국내 디자이너 가구 등을 취급하는 바이너리샵의 1분기 가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94.7% 늘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일반적인 가구 브랜드에 비해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젊은 층, 특히 신혼부부들이 포인트를 주고 싶은 첫 가구로 많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몬스·에이스침대는 프리미엄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시몬스에 따르면 1000만 원이 넘는 최상위 프리미엄 제품인 ‘뷰티레스트 블랙’ 지난해 매출 성장률은 20%에 이른다. 한달 평균 300개 이상 팔린다. 아이슬란드에서 들여온 하이엔드 비건 매트리스 ‘N32 모션 커브드 베이스’는 평균 700만~800만 원의 고가인데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에이스침대도 300만~600만 원선인 ‘로얄 에이스’를 비롯해 600만~1000만 원 이상인 ‘에이스 헤리츠’ 등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에이스 헤리츠만 판매하는 단독 매장을 열었다. 침대에 누워보거나 소파에 직접 앉아볼 수 있는 프리미엄 체험형 매장인 ‘에이스 스퀘어’도 전국에 확대 운영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맞춤형 제품을 강조한다. 다음달 맞춤형 장롱 ‘엘레브’를 출시할 예정이다. 40㎜ 단위로 높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가족의 개인별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유연하게 수납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라며 “성별, 연령, 계절, 트랜드에 따라 자유롭게 변화하는 수납 품목과 수납 방식의 차이를 모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