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달러 급등에 원화값도 올라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뉴스1
대만이 아시아 통화의 강세를 이끌었다. 미 달러당 대만 달러값은 지난 2일 4.37% 상승한 데 이어 5일 5.46%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대만 달러는 2거래일 연속으로 1988년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대만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서면서 6일 들어 대만 달러값이 소폭 하락했지만, 아시아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았다.
대만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자국 통화의 강세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만 달러 가치를 끌어올렸다. 미국이 대만 달러 가치 절상을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확산했다. 대표적인 수출국가인 대만의 통화가치가 오르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난다.
여기에 미국 국채를 대거 보유한 대만 생명보험사들이 달러 약세를 대비해 환 헤지에 나서면서 대만 달러 가치를 추가로 끌어올렸다. 달러 표시 채권을 보유한 대만 보험사 입장에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손해를 보기 때문에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대만 달러를 매수하는 계약을 맺는 게 환 헤지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베히텔 외환 책임자는 “대만 통화 강세가 다른 나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이 아시아 지역과 일종의 통화 합의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5일 중국 위안화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당 엔화는 143엔대에 거래되는 등 아시아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변동성 확대에 바빠진 중앙은행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밀라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6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505/06/0ef8a2b2-d3cb-437f-a2c2-0aedd22aa0c7.jpg)
기자간담회 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 (밀라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6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원화값 변동 우려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가든 장단점이 있다. 환율이 높으면(원화값이 하락하면) 수출이 잘 되고, 내려가면(원화값이 상승하면) 수입이 좋은 것이기 때문에 변동성 대응이 중요하다”며 “아직 환율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