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티파니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9일 국내 소비자의 이름·주소·전화번호·e메일 주소·판매 데이터 등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을 인지했다. 사고 발생 시점은 4월 8일, 티파니코리아 측이 한 달 뒤에야 확인한 셈이다. 티파니코리아 측은 “개인정보의 오·남용 등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로이터=연합뉴스

디올이 지난 13일 홈페이지에 공지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 안내문. 사진 디올 하우스 캡처
디올 역시 정보 유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이런 사실을 인지했다. 1월 26일에 정보가 유출됐고, 100일가량 경과한 이달 7일 이 사실을 발견했다. 그로부터 6일 후에야 홈페이지와 고객 e메일로 안내해 비판이 일었다. 또 관련 법인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해킹 사실 인지 24시간 이내 관련 정보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고해야 하는데도 이 역시 사고를 확인하고 사흘 지난 10일에 이뤄져 뒷북 대응 논란이 제기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름과 e메일, 전화번호 정도라고 하지만 무섭고 불안하다” “SKT 사건에 이어 유출 사고가 잇따르니 정보를 전부 변경할 수도 없고 화가 난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한 소비자는 “불안한데 할 수 있는 것도 별로 없고 e메일 비밀번호를 바꾸고 은행 계좌 보안 서비스 정보를 수정했다”라고 적었다.
지난해 디올과 티파니코리아는 국내서 각각 9453억원과 377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LVMH는 산하에 80여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데 최근 두 곳에서 개인 정보 유출 사실이 확인되며 그룹 차원의 정보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다른 브랜드는 문제가 없는지 소비자 불안도 커지고 있다. LVMH 산하 브랜드들의 개인정보가 같은 데이터센터에서 관리되거나, 연동될 수 있단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불가리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한 서버에서 관리됐다면 다른 브랜드에서도 피해가 있을 수 있으니 브랜드별로 이를 빠르게 확인하고 정보가 유출됐다면 피해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신고하고 고객에 알려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