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 두산 감독이 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뉴스1
두산 구단은 2일 “이승엽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 구단이 수용했다”면서 “세 시즌 간 팀을 이끌어준 노고에 감사드린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구단 또한 숙고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갑작스런 사령탑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부터 조성환 퀄리티컨트롤(QC)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아 임시로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 자진 사퇴는 올 시즌 극심한 성적 부진에 따른 결정이다. 두산은 올 시즌 58경기에서 23승(3무32패)에 그치며 KBO리그 9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10경기 성적 또한 4승1무5패로 5할 승률을 밑돈다. 가을야구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의 격차는 6.5경기에 이른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리며 각광 받은 이 감독은 지난 2022년 김태형 전 감독의 뒤를 이어 두산 지휘봉을 잡았다. 취임 당시 신임 사령탑 중 역대 최고액(총액 18억원, 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 계약을 이끌어내 주목 받았지만,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5위와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두 번 모두 조기 탈락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계약 마지막 해인 올 시즌을 앞두고 이 감독은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개막에 앞서 “우리 베어스는 올해 ‘완전체’로 거듭나 과거의 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면서 “포기하지 않는 두산의 모습을 기대해 달라”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외국인 선수 3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등 선수단 정비에도 심혈을 기울였지만, 상황은 외려 악화됐다. 곽빈, 홍건희 등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에 외국인 선수들의 동반 부진이 겹쳐 줄곧 하위권을 전전했다. 야구계 안팎에서 ‘두산 사령탑 위기설’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이 감독은 결국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