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 인근 해상으로 빠진 일가족 탑승 차량이 인양되고 있다. 사진 목포해양경찰서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부인과 고교생 아들 2명 등 가족 3명을 숨지게한 40대 가장이 생활고를 살해이유라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그는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광주경찰청은 해상 추락 사고를 내 가족들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지모(49)씨에 대해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한 지씨가 범행 전 부인과 두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차량을 몰아 바다로 돌진했고 홀로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광주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가족과 함께 죽으려 했다. 생활고로 힘들었다”라고도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씨는 이외 진술은 거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극심한 경제난이나 채무 관계는 뚜렷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씨는 전날 오전 1시 12분쯤 전남 진도군 임회면 진도항에서 승용차를 몰고 바다로 돌진해 아내 B씨(49)와 고등학생 아들 C군(19), D군(17) 등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건설 현장 노동자인 지씨는 가족과 함께 광주 북구 한 원룸에 거주 중이었으며 기초생활수급자 등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가 운전한 차량은 전날 오후 8시 7분쯤 진도항으로부터 약 30m 떨어진 해상에서 3구의 시신과 함께 발견됐다. 지씨가 몬 차량의 운전석과 조수석 창문은 열려있었다.
지씨는 차량을 바다에 빠뜨린 뒤 홀로 빠져나와 뭍으로 올라왔다. 이후 별다른 구호 조치 없이 지인에게 차편을 제공받아 광주로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씨는 사건 약 44시간 만인 전날 오후 9시 9분쯤 광주 서구 양동시장 인근 거리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사건은 지씨의 아들이 학교에 출석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안전을 염려한 교사의 신고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지씨를 광주로 데려다 준 지인 A씨를 조사하는 한편 숨진 가족들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해 지씨에게 살인 혐의 적용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