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당선인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당선 축하 행사 무대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나의 어린 시절은 참혹했다.”(『결국 국민이 합니다』) 청소년기를 공장 노동자로 버텨온 소년공이 마침내 대한민국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이로써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출범 3년 1개월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12·3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4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이후 이어진 대통령 부재 사태는 172일 만에 마무리됐다. 4일 1시 45분(개표율 85.77
%) 기준 이재명 당선인은 48.34
%의 득표율로 2위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2.82
%)를 5.52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7.77
%,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0.95
%였다.
지역별 개표 결과에서도 이 당선인은 영남과 강원을 제외하고 모두 김 후보를 앞섰다. 서울에서 이 당선인은 45.76
%, 김 후보는 43.67
%였다. 이 당선인이 지사를 지냈던 경기에선 이 당선인이 50.59
%, 김 후보가 40.06
%였다. 이 당선인은 “당선 확실” 예측이 나온 3일 오후 11시45분쯤 인천 계양 자택에서 나오면서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제게 주어진 큰 책임과 사명을 우리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오전 11시 국회서 취임식…주요 인사 발표도 예정
이후 서울 여의도 당사로 이동해 참모진을 격려했고, 여의도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을 통합시키는 것”이라며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그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똑같은 대한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20대 대선 땐 0.73
%포인트 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석패했다. 그러나 대선 패배 3개월 만에 국회의원(인천 계양을)에 당선되고, 이후 두 번 연속 민주당 대표로 당선되며 야당 지도자로 입지를 다져 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면서 강력한 차기 리더로서의 위상을 키워 왔다.
이 당선인은 과거 소년공이었다. 중학교 진학을 하지 못했다. 열세 살부터 6년간 공장 노동자로 일했다. 하루 12시간씩 일했는데 사장이 도망가 월급을 떼인 적이 있다고 당시를 회고하곤 했다. 팔 장애를 얻은 것도 그때였다. 이후 중·고등학교 검정고시와 대입 학력고사를 거쳐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인권변호사·성남시장·경기지사 등을 역임했다.
21대 대통령 취임식은 4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열린다. 이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사전투표를 마친 뒤 취임식 형식에 대한 질문에 “취임식보다는 취임 선서식이 될 텐데 최대한 짧은 시간 내 간단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국립현충원도 참배한다. 이날 오후엔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국정원장 후보자 등을 지명할 예정이다.
3일 오후 8시 투표 종료에 맞춰 발표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이 당선인은 51.7
%의 예상 득표율로 2위인 김 후보(39.3
%)를 12.4
%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준석 후보는 7.7
%였다. 출구조사에선 지역별로 봤을 때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을 제외하곤 이 당선인이 모두 앞섰고, 연령별로도 60대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이 당선인이 우위였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79.4
%로 20대 대선 때의 77.1
%보다 2.3
%포인트 높았다. 이는 1997년 15대 대선(80.7
%)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광역자치구별로 봤을 때 광주광역시가 83.9
%로 가장 높았고, 제주도가 74.6
%로 가장 낮았다.
윤성민·윤지원·김정재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