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DMZ 내 GP 22곳 병력과 화기 철수…2곳 빼고 모두 파괴키로

DMZ GP 주둔 병력이 철수에 앞서 태극기와 유엔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DMZ GP 주둔 병력이 철수에 앞서 태극기와 유엔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남북이 비무장지대(DMZ) 안의 감시초소(GP) 각 11곳 등 모두 22곳으로부터 병력ㆍ화기ㆍ장비를 철수했다고 국방부가 11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9ㆍ19  군사합의의 시범사업 중 하나로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상호 GP 철수가 이뤄졌다. 남북은 또 이달 말까지 22곳의 시범 철수 GP 가운데 20곳을 완전파괴하기로 할 방침이다. 당초 폭파 방식으로 파괴하기로 했으나, 안전과 환경 문제를 고려해 굴착기로 철거한다. 완전파괴 조치가 완료되면 남북 군사당국은 다음달 GP 철수ㆍ파괴 상태에 대한 상호 검증 절차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남북은 시범 철수 GP 2곳(남북 각 1곳)은 보존하기로 합의했다. 앞으로 DMZ를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 때 일부 GP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남측이 남겨 둔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동해안에 설치한 ‘369GP’다. 이 GP는 북측 GP와 580여m 거리에 있다. DMZ 내 남북 GP 사이 거리가 가장 가깝다. 산 정상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북한의 해금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고 한다.

 


DMZ GP 병력이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사진 국방부]

DMZ GP 병력이 출입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 [사진 국방부]

 
정부 당국자는 “앞으로도 일부 GP 시설을 더 보존하는 방안을 북한, 유엔사와 심도 있게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P는 DMZ 내 최전방 초소다. 주로 사방을 감시할 수 있는 봉우리에 만든 콘크리트 요새다. 수색대 병력이 주둔한다. 정전협정에 따라 DMZ 안에는 자동화기를 들여올 수 없지만, 북한군이 이를 먼저 어겨 사실상 DMZ가 무장지대로 돼 버렸다.

 

육군 트럭이 DMZ GP의 장비를 실어 나르고 있다. [사진 국방부]

육군 트럭이 DMZ GP의 장비를 실어 나르고 있다. [사진 국방부]

 
DMZ 안에는 남측 60여 개, 북측 160여 개의 GP가 있다. 남북은 향후 군사공동위원회를 열어 시범 철수 이후 모든 GP를 없애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