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공식 회의에서 ‘뿜빠이’ ‘겐세이’ 등 일어식 표현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식 속기록에서 해당 단어들을 ‘분배’ ‘깽판’ 등의 단어로 수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안상수 예결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기록이 수정됐다.
14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식 속기록을 보면 이 의원은 지난달 26일 예결위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 “농식품부하고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국민의 혈세를 가지고 이렇게 막 그냥 ‘분배’해서 도대체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기록됐다. 하지만 당시 언론 공동취재단의 현장 속기에는 이 의원이 ‘분배’ 대신 ‘뿜빠이’라는 일어를 사용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김상곤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다 중재하려는 유성엽 교문위원장에게 “왜 겐세이(견제) 하냐”고 항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공식 속기록에는 “왜 자꾸만 깽판 놓으시는 거냐. 질의하는데”로 바뀌어있다.
기록 수정이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다. 국회법 117조에 따르면 발언한 의원은 회의록이 배부된 날의 다음날 오후 5시까지 회의록에 적힌 자구의 정정을 의장(위원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다만, 발언의 취지를 변경할 수 없다. 이 조항 덕분에 이 의원의 상임위 발언은 해당 상임위원장에게 그날 요청해 받아들여지면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한 발언한 단어 기록이 바뀌는 것이다.
현행법상 문제는 없지만 기록 훼손이라는 측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단어 변경으로 취지가 바뀌진 않지만 이 의원은 일어식 표현 때문에 지적을 받은 바 있어서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 회의 중 나온 발언은 원문 그대로 공식기록에 담겨야 하는데 이는 ‘사초 훼손’과 다름없기에 바람직하지는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n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