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긴 카타르, 부정선수 활용? AFC 조사 착수

부정선수 논란에 휘말린 카타르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왼쪽). [AP=연합뉴스]

부정선수 논란에 휘말린 카타르 공격수 알모에즈 알리(왼쪽). [AP=연합뉴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아시안컵 참가 선수 중 출전 자격 의혹 논란이 불거진 카타르 국적의 두 선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AFP 통신은 “AFC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참가 선수 중 카타르의 귀화 선수 알모에즈 알리(23)와 바삼 알라위(22)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1일 보도했다.  

알리와 알라위는 각각 수단과 이라크 출신으로, 카타르에 귀화해 국가대표로 활약 중이다. 특히나 알리는 이번 대회에서 8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에 올라 있어 카타르가 우승할 경우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두 선수는 한국과 아시안컵 8강전에도 나란히 출전했다.  

국제축구연맹(AFC)은 귀화 선수의 A매치 출전 자격에 대해 ▲부모 또는 조부모가 귀화한 나라의 국적 보유자이거나, 또는 ▲선수 본인이 만 18세 이후 해당 국가에서 최소 5년 이상 생활한 경우에 한해 허용하고 있다.

8골을 터뜨리며 '아시안컵 신데렐라'로 떠오른 알리는 국적 논란을 헤쳐갈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8골을 터뜨리며 '아시안컵 신데렐라'로 떠오른 알리는 국적 논란을 헤쳐갈 수 있을까. [AP=연합뉴스]

 
올해 23살인 알리는 아시안컵 본선 엔트리를 마감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카타르에서 최대 4년, 22살인 알라위는 최대 3년을 거주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두 선수가 카타르 국적을 얻고 A매치에 나서기 위해서는 ‘카타르 혈통’이라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4강에서 카타르에 0-4로 패한 개최국 UAE는 “카타르가 부정 선수를 기용해 부당한 결과를 내고 있는 데도 AFC가 손을 놓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알리와 알라위가 카타르 혈통이라는 증거는 전혀 없었다”고 강력 항의한 바 있다.

카타르는 두 선수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적극 변호하는 중이다. 펠릭스 산체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일본과 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부정선수 관련 논란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결승전을 정상적으로 치르기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귀화 적법성 논란에 휘말린 이라크 출신의 카타르 수비수 바샴 알라위(윗쪽). [AP=연합뉴스]

귀화 적법성 논란에 휘말린 이라크 출신의 카타르 수비수 바샴 알라위(윗쪽). [AP=연합뉴스]

 
만약 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카타르는 몰수패는 물론, 대회 기록 삭제 등의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카타르 축구협회에 책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카타르 대표팀이 벌금, 국제대회 출전 금지 등 추가적인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조사가 단기간에 마무리 되지 않을 가능성,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이라는 점 등을 들어 “어떤 경우로도 카타르가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 전망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5년에도 이란이 이라크에 대해 부정 선수 의혹을 제기했지만, AFC가 기각한 사례가 있어 비슷한 과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