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목선에 놀란 軍, KF-16까지 출격시켰지만···알고보니 새 20마리(종합)

기러기 무리가 쉴 곳을 찾아 날아가고 있다. [뉴스1]

기러기 무리가 쉴 곳을 찾아 날아가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강원도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일대에서 미확인 비행체가 날아다닌 게 포착돼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확인결과 새 떼로 밝혀졌다.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공군 레이더는 미확인 항적(비행체가 움직인 흔적)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후 1시 10분부터 4시쯤까지 중부전선 북쪽 원주 상공에서 남쪽 태백산까지 이동하는 것을 발견했다. 1만~1만5000피트(약 3~4.6㎞) 높이에서 나타난 항적은 레이더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곤 했다.

군 당국은 KF-16 등 다수의 전투기를 긴급출동시켰다. 지난달 15일 북한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을 놓친 터라 이번에 또 경계실패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항적이 무인기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전투기 조종사가 항적을 따라가 본 결과 새 20여 마리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이 새떼가 구름에 들어갔을 때 레이더와 접촉이 끊겼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다.

합참 관계자는 “독수리는 최대 7.5㎞, 재두루미는 6.5㎞, 기러기ㆍ고니는 4㎞ 고도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오후 2시 40분쯤 관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군용기가 비행금지 구역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북한 측에 통보했다. 군사분계선(MDL) 가까운 곳(동부전선 MDL로부터 40㎞까지, 서부전선 20㎞)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한 9ㆍ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서였다.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이날 서부전선에서도 미확인 항적이 포착됐다. 군 관계자는 "1일 오전 강화도 북쪽 방향에서도 항적이 레이더에 나타났다"며 "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