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검 압색 기각한 검찰···임은정 "檢비리 독하게 수사해야"

이른바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부산지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최근 이를 기각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검찰 간부들을 경찰에 고발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45·사법연수원 30기)는 검찰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임은정 검사. [연합뉴스]

임은정 검사. [연합뉴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부산지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최근 서울중앙지검이 이를 기각했다. 임은정 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경찰청에서 '고발인 조사를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며 전화가 왔다"며 “관련 자료를 검찰에서 제대로 주지 아니하여 (경찰이) 부득이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에서 '공문서위조 등 사안이 경징계 사안이라 검찰 수뇌부에서 처벌과 징계 없이 해당 검사의 사표를 수리하더라도 직무유기가 안 된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전했다.
 
'고소장 위조 검사' 사건은 2015년 12월 당시 부산지검에 재직 중이던 A검사가 고소인이 낸 고소장을 분실하자, 고소인이 이전에 제출한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하고 실무관을 시켜 고소장 표지를 만들어 상급자 도장을 임의로 찍은 사건이다. A검사는 위조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사건을 처리하고 상부 결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고소인이 문제를 제기하자 A검사는 2016년 6월 사표를 냈다. 당시 부산지검은 감찰이나 징계위원회를 통해 고소장 분실 경위와 고의성 여부, 위조 이유 등을 조사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임 부장검사는 이 사건과 관련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김주현 전 대검 차장, 황철규 전 부산고검장, 조기룡 서울고검 부장검사 등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직무유기)며 이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임 부장검사는 김 전 총장 등이 고소장 위조 사실을 알고도 별다른 징계 조치 없이 사건을 무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 부장검사는 페이스북에서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기소(6일)한 사건을 언급하며 "검찰이 스스로에게는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앙지검 특수부가 민간인인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등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수십명을 동원해 샅샅이 뒤진 후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해버린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며 "상식적으로나, 내 검사로서의 양형 감각 상, 민간인인 사립대 교수의 사문서위조 등 사건보다 검사의 (고소장 위조) 범죄가 훨씬 중하다. 많이 당황스럽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이라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더 독하게 수사했던 것이라면, 검사의 범죄를 덮은 검찰의 조직적 비리에 대한 봐주기 수사라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그 부인보다 더 독하게 수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검찰 스스로에게 관대하게, 검찰 이외의 사람들에게는 엄격하게 (법률을) 적용한다면, 검찰은 검찰권을 행사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