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HIV 신규환자 975명…90%가 남성이었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마사지 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에서 마사지 업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혈액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국내에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신규 감염인이 2023년 대비 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HIV/AIDS 신고 현황 연보’를 발간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2024년 새롭게 신고된 HIV 감염인은 975명으로 전년(1005명) 대비 3.0%(30명) 줄었다. 신규 감염인 중 남성이 865명(89.8%)으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여성은 110명(11.2%)으로 집계됐다. 

국적별로 보면 내국인이 714명(73.2%), 외국인이 261명(26.8%)으로, 신규 HIV 감염인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늘었다. 연령별로는 30대 360명(36.9%), 20대 291명(29.8%), 40대 134명(13.7%) 순으로 20~30대 젊은 층이 전체 신규 HIV 감염인의 66.8%를 차지했다.

신규 감염인 중 역학조사에서 감염경로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이는 503명이었다. 이들 중 감염경로를 ‘성(性) 접촉’이라고 답한 사람은 502명(99.8%)이었고, 그 중 동성 간 성 접촉이라고 답한 사람은 320명(63.7%)이었다.  

2024년 기준 국내 생존 HIV 감염인은 1만7015명이다. 전년(1만6459명) 대비 556명(3.4%) 증가했다. 60세 이상 HIV 감염인은 3492명(20.5%)으로 매년 그 비중이 늘고 있다.  


HIV는 인체의 면역세포(T세포)를 파괴하는 바이러스다. HIV에 감염되더라도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 치료 없이도 수년간 무증상으로 사는 이들도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으면 면역체계가 점점 약해진다. HIV 감염으로 면역체계가 심각하게 무너져 각종 질병이 발병하는 상태를 AIDS(에이즈ㆍ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라고 한다.   

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질병청은 2030년까지 신규감염 5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2차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관리대책(2024~2028)’을 추진 중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노출 전 예방요법(PrEPㆍHIV 고위험군 대상 감염 위험 차단 요법) 지원과 HIV 검사 활성화, 치료유지 지원을 위한 의료기관감염인상담사업 확대 등의 다양한 HIV 관리 정책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HIV/AIDS 예방을 위해 일상에서 안전하지 않은 성접촉을 피하고,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신속하게 검사받고,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즉시 치료받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