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111광년 밖 생명체? 물 있고 온도 알맞은 행성 찾았다

유럽우주국이 가상 이미지로 구현한 외계 행성 ‘K2-18b’ [EPA=연합뉴스]

유럽우주국이 가상 이미지로 구현한 외계 행성 ‘K2-18b’ [EPA=연합뉴스]

 우주에서 생명체는 지구에만 있을까. 인류의 궁금증에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발견이 나왔다. 생명체 서식이 가능할 것으로 분류되는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물 성분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이다.
 
 우주 과학자들이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영역에 있는 먼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수증기를 발견했다고 BBC 등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온도와 물을 가진 외계 행성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새 우주망원경으로 이 행성의 대기에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과학자 등이 주도한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K2-18b’로 불리는 이 행성은 지난 2015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처음 확인됐다. 태양계 외부에 있는 이 행성은 지구에서 111광년 떨어져 있고, 적색왜성 K2-18을 돌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이미지 [AP=연합뉴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이미지 [AP=연합뉴스]

 
 별과 거리가 적당히 떨어져 있어 표면의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하기에 알맞은 곳을 ‘서식 가능 지역(habitable zone)’으로 분류하는데,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크기는 지구의 두 배다.
 
 거리가 너무 멀어 탐사팀을 보낼 수 없기 때문에 차세대 우주망원경 사업이 완료될 때 가지 기다려 생명체로부터만 생성되는 가스가 이 행성의 대기에 포함돼 있는지를 관찰해야 한다고 연구팀 소속 잉고 월드먼 박사가 BBC에 설명했다. 그는 “우주에 생명체가 사는 곳이 지구뿐인지에 대해 우리는 늘 궁금했고 과학에서도 가장 큰 의문이었다"며 “10년 안에 그 열쇠를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연구팀은 2016~2017년 허블 우주망원경이 관측한 자료를 활용해 K2-18b의 대기를 통과한 별빛의 변화를 분석했다. 이런 방법으로 대기에 포함된 물질을 파악했다.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는 빛은 대기 성분에 따라 바뀌었다. 컴퓨터 알고리즘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행성의 대기는 50% 가까이가 수증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행성의 온도는 0~40도 사이일 것으로 추정됐다.
 
NASA가 공개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모습 [AP=연합뉴스]

NASA가 공개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모습 [AP=연합뉴스]

 연구를 주도한 UCL의 지오반나 티네티 교수는 “태양계에서는 지구가 산소와 물, 오존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먼 외계의 행성들을 모두 찾아낸다면 그런 요소가 생명을 가능하게 한다는 판단에 조심스러워 해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수백개의 행성이 발견되면, 생명체가 존재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분명해질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NASA의 차세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 사업은 2021년 시작될 수 있고, 유럽우주국(ESA)의 우주탐사선 ‘아리엘(ARIEL)’이 2028년께 배치되면 첨단 장비로 외계 행성의 대기 상황을 더 자세히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