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심장병 '의외의 원인' 심한 코골이 방치, 큰코 다친다

해마다 다가오는 추석,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의 정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일상에 치여 미처 챙기지 못했던 가족의 건강을 살펴볼 기회이기도 하지요.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증상들, 사실은 심각한 병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추석을 맞아 사랑하는 자녀, 부모, 조부모까지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세 번째는 아빠의 코골이입니다. 정유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이 되는 심한 코골이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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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잘 때 코를 고는 습관이 있던 유모(45)씨는 최근 아내로부터 코를 더 심하게 고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잠을 자도 푹 잔 것 같지 않은 느낌이 들고 늘 피곤했다. 매사에 의욕이 떨어진 것 같기도 했다. 이런 게 혹시 코골이 때문일까 걱정돼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코골이로 인한 수면무호흡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씨는 바로 양압호흡기 치료를 시작했다. 
 
잠을 자면 목 안의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숨을 들이쉴 때 목 안이 좁아지고, 좁아진 기도로 공기가 빠르게 통과하면서 주변에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소리로 들리면 우리가 흔히 코골이라고 부르는 증상이다. 기도가 더 좁아져 공기가 통과하지 못하면 기도가 막히게 되는데 이를 수면무호흡증이라고 부른다.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 등의 합병증이 유발되거나 악화할 수 있다.
 
코골이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데 30~35세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 60세 이상 남성의 약 60%, 여성의 약 40%에서 코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pixabay]

코골이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데 30~35세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 60세 이상 남성의 약 60%, 여성의 약 40%에서 코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pixabay]

60세 이상 10명 중 6명 코골이 

 
코골이는 주로 남성에서 많이 생기며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 발생률이 증가해 임신 중에 발생하기도 한다.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데 30~35세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 60세 이상 남성의 약 60%, 여성의 약 40%에서 코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고 비만인 경우 그 비율이 3배 정도로 증가한다.
 
습관성 코골이가 있는 사람은 수면무호흡증이 함께 있을 가능성이 70%까지 높아진다.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전 인구의 약 3~5%에서 발생한다. 코골이와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편도와 아데노이드(인두편도)가 커지는 만 3세부터 증가해서 사춘기 이후에는 줄어들지만, 남성에서는 중년부터, 여성에서는 폐경 후에 증가한다.  
코골이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데 30~35세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 60세 이상 남성의 약 60%, 여성의 약 40%에서 코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pixabay]

코골이는 가족력과 관련이 있는데 30~35세 남성의 약 20%, 여성의 약 5%, 60세 이상 남성의 약 60%, 여성의 약 40%에서 코골이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pixabay]

치료 꼭 해야 하나  

 
수면무호흡증이 심한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치료를 잘 받은 사람에 비해서 사망률이 약 3배 이상 증가한다.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 등 합병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에 내원한 수면무호흡 환자에서 합병증 유병률을 조사해보면 고혈압, 심장질환 등 심혈관계질환은 40%에서 관찰되고 당뇨 등 내분비질환은 11%, 뇌졸중 등 뇌혈관계질환은 6%, 만성호흡기질환은 5%에서 나타나 일반적인 유병률보다 매우 높은 상태였다. 
 
수면무호흡증에 의해 잠을 자더라도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어 자신도 모르게 숨을 쉬기 위해서 자꾸 잠에서 깨어나므로 제대로 못 잔 상태가 된다. 피곤하고 졸리고 우울하며 의욕이 떨어진 상태가 되고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증이 생기면 숨이 멎었다가 순간적으로 본인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잠이 깨면서 다시 쉬게 되는데, 이때 심장과 혈관에 충격을 주게 된다. 이러한 현상이 하루에 수백 번씩 10년, 20년이 지나게 되면 전신 합병증으로 나타난다. 치료하면 합병증이 일부 호전되기도 하고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해 새로 발생하는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코골이는 크게 치료할 필요가 없지만 코골이가 오래 지속하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진단하나

 
코골이와 동반하는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검사와 진찰이 필요하다. 의사가 코와 목 안을 내시경이나 눈으로 확인하고, 수면다원검사가 시행된다. 수면다원검사는 밤에 병원에서 하루를 자면서 여러 가지 전극을 붙여 뇌파, 근전도, 호흡, 심전도 등을 측정한다.
 

성인은 양악수술 요하기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양압호흡기, 구강내장치로 나눌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편도선을 제거하고 그 주위를 넓혀 봉합하는 방법이다. 어린이는 수술적 치료가 주를 이루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성인은 편도선이 많이 큰 경우나 신체검사 상 수술을 요하는 정도의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수술이 도움될 수 있지만, 어린이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악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수면 무호흡증 치료에는 양압 호흡기가 사용된다. [서울아산병원]

수면 무호흡증 치료에는 양압 호흡기가 사용된다. [서울아산병원]

 
성인에서 수술이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에 주로 양압호흡기 치료를 한다. 양압호흡기는 코에 쓰는 마스크로, 잠을 잘 때 착용하고 잠에서 깨어나면 중단한다. 마스크는 튜브와 공기 펌프가 연결돼 있어서 자는 동안 숨이 막히지 않도록 공기압을 유지해 기도를 열어놓는 역할을 한다. 상대적으로 번거롭다 보니 10명 중 3~4명은 양압호흡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양압호흡기로 치료를 잘하기 어렵거나 중등증이나 경증인 경우 구강내장치를 사용해 볼 수 있다. 효과는 양압호흡기보다 떨어져 10명 중 3~4명은 효과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양압호흡기보다는 입 안에 마우스피스처럼 물고 자기 때문에 얼굴에 부착하는 것이 없어 간단해 착용이 간편해 많은 환자가 선호하는 편이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유삼 교수 [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정유삼 교수 [서울아산병원]

 
수면무호흡증의 치료는 합병증의 예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꾸준하게 치료해야 한다. 수술한 환자에게서도 증상이 재발하거나 나이가 드는 경우, 비만도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추적관찰이 필수적이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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