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명산은 다 다녔다" 잠행서 찾은 임종석 총선 비책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5월18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5월18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년 2월까지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거취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나오는 얘기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잠행 모드’다. 그는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자제하고 주로 등산을 다니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까운 인사들과의 친목 모임에 가끔 참석하는 정도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한 여권 인사는 “지리산·설악산·한라산 등 전국의 주요 명산은 거의 다 다녀봤을 것”이라며 “우연히 만나는 시민들과 대화하며 ‘사람들이 정치나 사회 문제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를 새삼 느끼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을 최근 만난 또 다른 여권 인사는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선 ‘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기다리는 것도 결국 선거 과정이 아니겠냐’는 얘기만 하더라”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지난 6월 서울 은평구에서 종로구 평창동으로 거주지를 옮기면서 ‘종로 출마설’이 돌았다. 하지만 현역 의원인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당에서 어떻게 교통정리를 할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보수진영에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설이 나오는 것도 하나의 변수다.  
 
현재로썬 내년 2월까지는 임 전 실장이 정중동 행보를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당내 경선 과정이라는 절차도 있고, 보수통합 등 야당판이 어떻게 짜이는지도 지켜봐야 하므로 내년 2월까지는 당도 임 전 실장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지만 임 전 실장에게는 차기보다 차차기가 더 현실적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비서실장이라는 상징성이 크지만, 퇴임 후 잠행이 길어지면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해서다. 임 전 실장이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후 국회를 떠난 지 11년이나 됐다는 것도 변수다. 본인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내년 총선 승리를 최우선 과제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우선 21대 국회에 입성한 후 3년 후 지방선거 때 서울시장직에 도전해 차기 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지금 여권 지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진짜 잠룡들의 윤곽이 드러나는 건 총선을 치르고 나서 내년 8월 전당대회(당 대표 경선)를 거친 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