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전6패' 험지 간 오세훈, 5선 추미애 잡아야 대권 넘본다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8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8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규탄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9월 3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피켓을 들고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으로 나갔다. '자유한국당 서울 광진을 당원협의회 39회 당원모집'이라는 실외 배너 옆에서 오 전 시장은 거리를 오가는 시민들에게 당원 가입을 부탁하며 여름을 보냈다. 이날이 39번째 가두 당원모집 행사였다. 오 전 시장의 관계자는 “박토(薄土)를 옥토(沃土)로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 광진을 당협위원장으로 나섰을 때 자유한국당 안팎에서는 ‘승부수’라는 시각이 많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당에 광진을은 서울의 험지(險地)다. 선거구가 처음 만들어진 15대 총선을 시작으로 20대 총선까지 더불어민주당 측이 6차례 독식했다. 특히 현역인 추미애 의원은 5차례 당선됐다. 민주당 계열이 분열했던 17대 총선만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에 패했을 뿐 그 외엔 모두 이겼다. 정치권에선 광진을이 호남 출신 거주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본다. 서울 49개 지역구 중에서 14대 총선 이래 한국당 계열이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곳은 강북을과 광진을이 유이(有二)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월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로 71 합동빌딩 2층 오세훈법률사무소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월 10일 서울 광진구 자양로 71 합동빌딩 2층 오세훈법률사무소에서 월간중앙과 인터뷰하고 있다. 신인섭 기자

그런 만큼 오 전 시장이 이곳에서 승리할 경우 얻게 되는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6선을 노리는 여권 중진을 쓰러뜨리는 것은 물론이고 한 번도 한국당이 서울에서 한 차례도 깃발을 꽂지 못했던 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광진·강동구 등 서울 동부지역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에 돌아갔다. 
 
한국당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치르고 나면 대선 경선까지는 1년 반밖에 시간이 없다.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 오 전 시장으로서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도박을 택한 셈”이라고 평했다. 광진을을 권했던 것은 김용태 당시 사무총장이다. 그 때 김 의원은 “정치는 냉혹하다. 오 전 시장 정도 되는 인물이 이 정도 결기를 보여주지 않고는 쓰러져가는 보수의 리더로서 인정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 측은 “막상 와보니 20년 넘게 한 번도 이기지 못해 조직도 견고하지 않고, 사기도 낮은 편이었다”며 “무엇보다 밑바닥 조직을 다지는 것부터 필요하더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이 당협위원장을 맡았던 2월만 해도 400명이었던 핵심당원은 현재 3000명까지 늘었다고 한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오 전 시장은 최근 우파 진영에서 논의되는 보수통합에도 적극적이다. “일단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책임 공방을 내려놓고 화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그는 지난달 20일 플랫폼 자유와 공화 초청으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통합과 혁신)’에서도 “현재의 위기는 이전에 경험해본 적 없는 보수층 내부의 정신적 분열이다. 보수 유튜버도 분열하고 시청자층도 분열할 정도”라며 “지금은 필요한 것은 통합과 혁신보다는 통합과 화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단계는 보수진영 내부, 2단계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용서와 화해를 내세워야 캐스팅보트를 쥔 중도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