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저녁있는 품위있는 삶 가져와"...귀농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1회. 엘로디와 상준 부부가 귀농한 친구 부부를 환영하고 있다. [사진 '상주가는길' 영상 캡처]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1회. 엘로디와 상준 부부가 귀농한 친구 부부를 환영하고 있다. [사진 '상주가는길' 영상 캡처]

유튜브 '먹방계'의 여신 예림은 경북 상주에서 생산한 야채 등을 친구에게 택배로 받아 먹방을 한다. 상주로 귀농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남편 철민은 “4년간 대학에서 IT공부를 했는데 귀농이 말이 되느냐”며 반대한다. 예림이 이혼장을 내밀자 철민은 귀농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상주로 귀농한다.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은 이렇게 시작된다. 결혼 3년차 부부인 예림과 철민, 예림의 친구 엘로디와 그의 남편 상준이 주인공이다. 외국인 엘로디는 잘나가는 방송 리포터였지만, 상주에 행사를 왔다가 남편의 노래 부르는 모습에 반해 그와 결혼한다. 3편짜리 총 25분의 웹드라마는 이들 부부를 통해 귀농 후 겪을 수 있는 갈등을 보여준다. 
 
지난달 2019 서울웹페스트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드라메디 상을 수상한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제작사 최은희 (주)TPI 대표가 배우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사진 (주)TPI ]

지난달 2019 서울웹페스트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드라메디 상을 수상한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제작사 최은희 (주)TPI 대표가 배우들과 함께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사진 (주)TPI ]

‘상주가는 길’은 지난달 열린 ‘2019 서울 웹페스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베스트 드라메디상(드라마 코미디 부분)’을 수상했다. 이후 지난 2일 유튜브·네이버TV 등 온라인에서 공개됐다. 11일 오전 제작사 (주)TPI의 최은희(55) 대표를 전화 인터뷰했다.   
 
상주시를 주제로 웹드라마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상주가 고향이다. 서울에서 제작사를 운영하던 도중 지난해 8월 열린 ‘2018 서울 웹페스트’에 참가한 국내외 웹드라마 제작자·감독·배우 등 100여 명을 초청해 상주 팸투어(홍보를 위해 관련 업자 등을 초청해 관광)를 기획했다. 당시 100여 명이 상주에 들러 남장사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고 상주 곶감 등을 맛봤다. 팸투어 후에 상주를 더 알리고 싶어 웹드라마를 제작해보자고 올해 초 상주시에 제안했다. 상주가 귀농 1번지인 만큼 귀농 꿈꾸는 젊은이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웹드라마를 만들게 됐다."
 
드라마를 구성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농촌 생활은 몸만 고되고 낙후됐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는 데 집중했다. 4차 산업이 농업에 스며들면서 정보통신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부부를 보여주며 농업이 ‘저녁 풍경이 있는 품위 있는 삶’을 가져다줄 수도 있다는 걸 담았다. 또 상주 포도, 은자골 막걸리 등 농작물과 음식을 드라마에 맛깔나게 녹여 상주 지역 문화의 특성을 알리는 데도 일조할 수 있도록 했다."
 
2019 서울 웹베스트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드라메디 상을 수상한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엘로디 역의 배우 엘로디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작사 (주)TPI]

2019 서울 웹베스트 국제영화제에서 베스트드라메디 상을 수상한 웹드라마 '상주가는 길'. 엘로디 역의 배우 엘로디가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 제작사 (주)TPI]

지난 9일 상주시 청소년수련관에서 시민 1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웹드라마 ‘상주 가는 길’ 시사회가 열렸다. 당시 시사회를 본 시민은 "단순히 지역을 홍보하는 영상인 줄 알았는데 배우의 역할이 흥미롭고 내용도 재밌다"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 ‘상주가는 길’에서 배우들은 농촌에 살면서도 유튜버, 가수라는 직업을 동시에 가진다.
 
역할은 어떻게 정했나 
"실제 배우들이 겸업하고 있는 데서 착안했다. 엘로디(엘로디 역)는 프리랜서 방송작가이면서 리포터로 활동 중이고, 조정호(상준 역)은 팝페라 가수로 강의도 한다. 요즘 젊은이가 1인 1 직업에서 벗어나 재능을 살려 겸업을 하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했다."
 
웹드라마로 홍보하려는 지자체에 조언한다면
"서울시 웹드라마 ‘풍경’, 전남 여수시 웹드라마 ‘동백’ 등 지자체들이 지역 홍보 영상을 웹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해 최대의 시너지를 얻어 내는 추세다. 웹드라마는 짧은 스토리를 시리즈로 엮어 가면서 비교적 저예산으로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시를 홍보하는 데 치중하면 흥미로운 스토리를 담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시의 특산물·관광지 등을 충분히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웹드라마에 녹여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웹드라마는 TV가 아닌 인터넷·모바일에서 볼 수 있는 짧은 내용의 드라마다. ‘상주가는 길’은 MK필름의 강영만 감독이 연출하고 (주)TPI가 제작했다. 지난 6월 25~28일 상주의 주요 관광지와 명소, 스마트팜 농업현장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해외에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아 해외 웹페스트 영화제 중, 브라질 리오웹페스트와 이탈리아 시실리웹페스트에서 초청작으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상주=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