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 강풍에 600㎜ 폭우···최악 태풍 '타파' 한반도 강타한다

제17호 태풍 타파가 타이완과 일본 오키나와 사이에서 느리게 이동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제17호 태풍 타파가 타이완과 일본 오키나와 사이에서 느리게 이동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다. [사진 미 해양대기국(NOAA)]

제17호 태풍 '타파'가 빠르고 강하게 발달하고 있다.

태풍은 22일 오후 3시 제주도, 오후 10시 부산에 가장 근접해 통과한 뒤 23일 새벽 동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0일 "제 17호 태풍 타파는 22일 서귀포에서 80~90㎞, 부산에서 30~40㎞까지 근접한다"며 "22일 서귀포에 근접했을 때 중심기압 970~975헥토파스칼(㍱), 중심풍속 초속 32m(시속 115㎞)중형 태풍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풍 경로 북쪽 이동, 부산 상륙 가능성도

21일 오전 3시 기준 제 17호 태풍 타파의 예상 경로. 한반도와 일본 사이 해상을 통과하는 경로가 예상되며, 부산 상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남해안과 동해안 지방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자료 기상청]

21일 오전 3시 기준 제 17호 태풍 타파의 예상 경로. 한반도와 일본 사이 해상을 통과하는 경로가 예상되며, 부산 상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남해안과 동해안 지방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자료 기상청]

당초 예상됐던 ‘서귀포 100㎞ 지점 해상 통과’보다 더 북쪽으로 이동한 경로로, 남부지방의 태풍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정관영 예보정책과장은 "현재는 당초 경로보다 조금 더 한반도로 근접해서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동진 시작 시점이 더 늦어지면 부산에 상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타파의 강도도 예상보다 더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정 과장은 “20일 오전 관측 상으로는 오후 9시에 태풍의 중심기압이 985㍱ 정도 될 것으로 내다봤는데, 15시 현재 벌써 980㍱까지 발달했다”며 “가장 강할 때 중심기압은 970㍱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태풍의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바람이 더 강하게 불어 ‘강한 태풍’이 된다.
 
정 과장은 “워낙 강한 태풍이라 육상 마찰로도 세력이 별로 줄지 않아, 22일 오후 제주도, 부산 등에 가장 근접했을 때에도 중심기압이 975㍱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33m 이상이면 중형 태풍 중에서도 ‘매우 강한 태풍’으로 분류하는데, 타파의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32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 타파 인근의 바람 흐름도. 바람이 빠른 곳일수록 진한 노랑~빨강에 가까운 색을 띤다. [자료 기상청]

태풍 타파 인근의 바람 흐름도. 바람이 빠른 곳일수록 진한 노랑~빨강에 가까운 색을 띤다. [자료 기상청]

 

태풍 반경 300㎞ 넘어… 경로 상관없이 피해 클 듯

태풍 타파로 인한 예상 강수량과 풍속 예상 지도. 제주도와 남해안과 동해안에 피해가 집중된다. 태풍이 워낙 크고 강해, 그 외 한국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자료 기상청]

태풍 타파로 인한 예상 강수량과 풍속 예상 지도. 제주도와 남해안과 동해안에 피해가 집중된다. 태풍이 워낙 크고 강해, 그 외 한국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자료 기상청]

정 과장은 "타파는 강풍반경 300㎞ 이상의 큰 중형 태풍으로 발달하고, 한반도 상공의 고기압과 만나서 주변 바람도 강하게 만들어진다"며 "워낙 바람의 반경이 크기 때문에 경로에 상관 없이 남부지방의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반도 상공에 깔린 차가운 고기압이 태풍에서 나온 따뜻한 공기와 만나 한반도 전역에 구름이 깔려있다. [자료 기상청]

한반도 상공에 깔린 차가운 고기압이 태풍에서 나온 따뜻한 공기와 만나 한반도 전역에 구름이 깔려있다. [자료 기상청]

현재 한반도 상공에 깔린 차가운 고기압과 태풍에서 흘러나온 따뜻한 공기가 만나 태풍의 진로 앞쪽에 구름이 미리 형성되는 ‘전면 수렴대’가 강하게 발달할 예정이다.
20일 밤부터 21일까지는 태풍 앞쪽에 구름이 모인 수렴대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고, 22일과 23일에 걸쳐 태풍의 직접영향으로 인한 폭우가 예상된다.
 
정 과장은 "전남, 영남 내륙지방을 포함해 남해안, 동해안까지 100~300㎜ 강우를 예상했지만 조금 강우 범위가 조금 더 북상할 수도 있다"며 "특히 포항, 울산 등 영남 해안에는 비가 400㎜까지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태풍의 영향을 가장 먼저, 오래 받는 제주도는 20일 밤부터 22일까지 총 150~400㎜, 제주도 산지에는 600㎜까지 비가 퍼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 해안 400㎜, 시속 160㎞ 바람… 파도에 만조까지

태풍 타파 진행에 따라 예상되는 태풍 특보 구역. [자료 기상청]

태풍 타파 진행에 따라 예상되는 태풍 특보 구역. [자료 기상청]

태풍의 바람은 '태풍의 눈'에서 50㎞ 정도 떨어진 곳에서 가장 강하다.
정 과장은 "태풍이 30~40㎞ 거리에 접근하는 부산 등지에는 초속 35~45m(시속 120~160㎞)의 바람이 불고, 심한 곳은 초속 50m(시속 180㎞)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주·남해안 만조(달의 영향으로 바닷물 수위가 높게 올라오는 시기)와 겹쳐, 높은 파도로 인한 해안가 저지대 침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2016년 10월 찾아온 가을 태풍 차바의 이동 경로 [자료 기상청]

2016년 10월 찾아온 가을 태풍 차바의 이동 경로 [자료 기상청]

정 과장은 "이번 태풍은 2016년 차바의 바람, 2018년 콩레이의 비를 섞은 태풍"이라며 "차바는 중심기압 975㍱로 제주에 들어오면서 부산 지역에 파도로 인한 피해를 많이 끼쳤고, 콩레이는 전면수렴대가 같이 걸려 동해안~남해안에 비 피해를 집중시켰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태풍이 북상하면서 남부지방의 각종 야외 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부산시는 21일 예정된 ‘동아시아 문화의 숲 행사’, 22일 ‘광안대교 상판 개방 행사’등을 취소하고 일부 실내 행사만 진행하기로 했다.
 
제주도도 21일 열릴 예정이던 ‘제주 해녀 축제’를 취소했다.
‘대통령 별장’ 경남 거제 저도도 47년만에 일반에 개방됐지만 태풍으로 인해 배가 뜨지 않아, 개방이 무색하게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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