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담배 美흡연자 8명 숨졌다, 복지부 "한국 판매 금지 검토"

서울 강남구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 판매점. [뉴스1]

서울 강남구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 판매점. [뉴스1]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다. 최근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관련 중증 폐질환이 발생하고 사망자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액상형 전다담배로 인한 중증 폐질환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20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 금연정책전문위원회(위원장 문창진)를 열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대책을 마련해 공개했다. 정부는 국내에 환자가 발생하거나 외국에서 판매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면 판매 금지 같은 보다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미국 38개주(1개 해외령 별도)에서 약 530건의 의심사례가 발생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판별 기준에 따라 전자담배로 인해 중증 또는 급성 폐질환이 생긴 게 확실하거나 그럴 확률이 높은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들이다. 약 72%가 남성이며 67%가 18∼34세이다. 미주리·캘리포니아·일리노이 등 7개주에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호흡기 증상(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일부는 소화기계통(메스꺼움, 구토, 설사) 및 기타 증상(피로감, 발열, 체중감소)을 보였다.   

KT&G의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인 ‘시드(SiiD)’. [중앙포토]

KT&G의 액상형 전자담배 릴 베이퍼와 전용 카트리지인 ‘시드(SiiD)’. [중앙포토]

미국 정부는 중증 폐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규명 중이며,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특히 11일 청소년에게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복지부는 미국 사례를 참조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유사사례 발생을 차단하고, 국내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 폐질환과의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 담배를 사용하다 호흡기계 이상증상(기침, 호흡곤란, 가슴통증)이 있으면 즉시 병의원을 방문할 것을 권고했다. 의사는 액상형 전자담배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즉시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하도록 당부했다. 


정부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확인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와 건강보험 진료자료를 연계해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중증 폐질환의 연관성을 확인할 예정이다. 병원과 응급실을 방문한 중증 폐질환자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여부 및연관성을 조사하기로 했다. 소비자보호원에 보고된 액상형 전자담배 부작용 사례를 확인·검토할 계획이다. 

국내 유통되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중증 폐질환 유발물질로 의심되는 THC, 비타민 E 아세테이트 성분 분석을 시작하고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체 유해성 연구실시할 계획이다. THC(tetrahydrocannabinol)는 대마초 성분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이다. 

담배제품(담배, 흡연전용기구 등)이 청소년 흡연 유발 등 공중보건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 회수나 판매 금지 조치를 할 수 있게 국민건강증진법근거마련하기로 했다. 국내 중증 폐질환자 발생 외국의 추가 조치 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필요한 경우 판매 금지 등 강력한 추가 대책마련할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중심이 돼 관계부처·전문가로 상황 대응반운영한다.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가향물질 첨가 금지 법안, 담배 유해성분 제출 및 공개 의무화 법안 등이 조속히 통과하도록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건복지부 정영기 건강증진과장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액상형 전자담배 등 신종담배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했다”며 “국내 상황을 체크해 필요하면 추가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