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최소 2번 놓쳤다…지소미아 종료에 다급해진 일본

지난 5월 4일 동해 해상에서 열린 화력타격훈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발사 모습. [연합뉴스]

지난 5월 4일 동해 해상에서 열린 화력타격훈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발사 모습. [연합뉴스]

 
11월 23일 한ㆍ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일본이 다급해진 정황이 노출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탐지하는 데선 북한과 거리에서 가깝다는 한국의 지리적 잇점을 일본이 무시할 수 없다는 배경에서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23일 지난 5월 이후 북한이 10차례 단거리 발사체를 쏘는 과정에서 일본이 2차례 이상 이를 탐지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이 탐지에 실패한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엔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인 KN-23이 포함됐다고 이 통신이 전했다. KN-23은 모양과 성능이 러시아의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와 닮았다고 해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린다.

일본은 한국과 비교하면 정찰ㆍ탐지 자산이 더 우수하다. 한국은 1대도 없는 정찰위성을 일본은 9대나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과 맞닿은 한국은 미사일 발사를 추적하는 데서 일본보다 더 유리하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레이더의 전파가 닿는 거리가 한계가 있다”며 “한국은 발사 지점(북한)과, 일본은 탄착 지점(태평양 등 해상)에 대한 정보가 각각 상대적으로 정확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10회 중 8회는 KN-23. 그래픽=신재민 기자

북한이 올해 쏘아올린 발사체 10회 중 8회는 KN-23. 그래픽=신재민 기자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5~9월 동해에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을 배치하고, 항공자위대가 운영하는 지상 레이더도 동쪽을 집중적으로 살펴봤지만 일부 잡아내지 못했다. 5∼9월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대부분은 고도 60㎞ 이하로 비행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시험사격했다고 밝힌 지난 10일엔 일본 방위성은 한국 합동참모본부보다 1시간 이상 늦게 관련 사실을 발표했다. 지난달 24일엔 일본의 발표가 한국보다 26분 빨랐던 것과는 달랐다.

일본은 사거리가 600㎞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는 KN-23을 위협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 해병대 소속 스텔스 전투기인 F-35B가 전개된 이와쿠니(岩國) 비행장을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일본 내 미군 기지를 미사일의 목표로 설정했다는 식의 위협을 공공연하게 하고 있다.


특히 KN-23은 하강했다 갑자기 급상승하는 변칙적인 기동(풀업 기동)을 한다. KN-23의 궤도를 더 정확히 파악하려면 발사 직후 정보가 필수적이다. 일본은 이런 정보를 지금까지 지소미아를 통해 한국으로부터 받았다. 이 때문에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본에서도 나오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방위성이 미국 등 해외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위성을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위성은 2020년도 예산안에 관련 조사비로 1억엔(약 11억600만원)을 책정했다. 지소미아 종료 이후 한국발 정보 공백을 대비하는 차원으로 관측된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