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선구 기자
사단법인 민부정책연구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 의원은 23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열고 "민부론은 2006년부터 본 의원이 줄곧 주창해 온 이론"이라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민주당의 정신이 담긴 이론"이라고 말했다.
'민부론'은 고전 경제학자인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개념으로 시장 자유방임주의를 표방하는 '국부론'에서, 국부 대신 '민부'에 방점을 찍는다.
김 의원은 "민부론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사회구조 개혁을 통해 이 땅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다수 서민을 잘살게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당시 참여정부 개혁의 성과인 정치적·제도적 민주주의의 완성을 사회경제적 민주주의의 완성으로 잇고자 했다. 그것이 민부강국(民富强國)이고 국민 성공시대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은 민주당 주장과 다른 특권경제 부활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을 '경포대' (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 부르며 끊임없이 공격하며 친기업, 자유경쟁을 주장했다. 박근혜 정권은 그 기조를 이어받아 '줄푸세'(세금과 정부 규모를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를 내세웠다"며 "낙수효과를 이야기하며, 재벌·대기업이 잘 되어야 경제성장도 이뤄지고 서민도 잘 살 수 있다고 설파했다. 경제 민주화를 말했지만 실상은 모두 가짜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민부론은 친재벌·반노동,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부활하겠다는 것으로 특권경제 부활론"이라면서 "이런 특권경제 부활론을 감히 민부론으로 이름 붙여 새로운 경제이론처럼 포장하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 외에도 여권에선 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민부론은 민생이 빠진 명백한 가짜"라고 비판했고,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도 "구체성이 떨어지고, 재벌 위주의 경제 정책을 강화하는 잘못된 정책으로 보인다. 민부론을 통해 확실히 서민 정당이 아님을 알 수 있게 됐다"고 꼬집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노동시장 유연화하자는 황교안 대표의 민부론은 재벌과 부자를 더 부유하게 만드는 1%의 민부론"으로 "대다수 국민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99%의 민폐론"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한국당 2020경제대전환위원회민부론 발간 보고대회를 열고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달성, 가구당 연간소득 1억원 달성, 중산층 비율 70% 달성이라는 3대 목표를 내걸었다. 이를 위해 민부 경제로의 전환,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 경쟁력으로 전환, 자유로운 노동시장 구축, 나라가 지원하는 복지에서 민이 여는 복지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