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BM 발사 사진에 잡힌 '수상한 손'···美의식 김정은 숨겼나

3일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2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 현장. 이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손을 모았다. 그 옆에 고급 인민복(붉은 원) 차림의 사람 왼손이 보인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3일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2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 현장. 이병철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손을 모았다. 그 옆에 고급 인민복(붉은 원) 차림의 사람 왼손이 보인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3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2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 현장. 조선중앙TV 사진과 달리 이병철이 안 보인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3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2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 현장. 조선중앙TV 사진과 달리 이병철이 안 보인다. [사진 조선중앙통신]

 
지난 2일 북한이 강원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한 신형 잠수함발사탄도탄(SLBM)인 북극성-3형의 시험발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오후 북한의 조선중앙TV 뉴스기 관련 사진을 공개하면서다.

사진에선 이병철 북한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김정식 부부장, 전일호, 장창하 등 국방과학원 소속 간부들이 지휘소에서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병철이 함께 찍힌 사진은 3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과는 달랐다.

지난 8월 16일 새 무기(북한은 대구경 조종 방사포로 주장) 시험발사 때 김정은과 이병철이 박수를 치고 있다. 두 사람이 입은 인민복 재질이 서로 다르다. [사진 조선중앙TV]

지난 8월 16일 새 무기(북한은 대구경 조종 방사포로 주장) 시험발사 때 김정은과 이병철이 박수를 치고 있다. 두 사람이 입은 인민복 재질이 서로 다르다. [사진 조선중앙TV]

 
그런데 인민복 차림의 이병철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았다. 이병철은 김정은을 수행할 때 이와 같은 공손한 자세가 여러 번 목격됐다. 그리고 사진 왼쪽 구석이자 이병철의 왼쪽엔 사람의 왼손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사람이 입은 인민복은 이병철 것보다 재질이 좋다. 

북한 매체들이 북극성-3형을 “일대 사변”이라고 평가했지만, 보도에 김정은이 ‘현장지도’했다는 내용은 없었다. 다만 “김정은은 시험발사에 참여한 국방과학연구단위들에 뜨겁고 열렬한 축하를 보냈다”고 전했다. 평소 미사일 시험발사 현장에 빠지지 않았던 김정은이 이번에는 걸렀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김정은이 참고할 지도를 고정하는 문진(빨간 네모). [사진 조선중앙통신ㆍ한국국방안보포럼]

김정은이 참고할 지도를 고정하는 문진(빨간 네모). [사진 조선중앙통신ㆍ한국국방안보포럼]

 
그러나 해당 사진은 김정은의 참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또 사진 속 지휘소의 책상 위엔 문진이 보인다. 이 문진은 지휘소에서 김정은이 참조할 지도를 고정하는 데 쓰인다. 김정은이 미국을 의식해 참관을 숨겼다는 뜻이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문제의 왼손은 의전 서열상 김정은이 자리할 위치”라며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TV 공개 사진이 서로 다른 점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노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