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편되는 유료방송, 다시 주목 받는 'KT+딜라이브'

공정위가 유료방송시장 '빅딜'을 한꺼번에 승인하면서 업계의 관심은 KT로 모이고 있다.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 같은 경쟁사들이 덩치를 크게 불리면서 KT는 유료방송 시장 '압도적 1위'에서 '3강 중 하나'로 위상이 떨어지게 됐다.

 

KT "딜라이브 인수 검토, 결정된 건 없어" 

KT는 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해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 31.1%로 1위다. 그동안 2, 3위의 몸집 키우기에 맞서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합산규제라는 걸림돌을 넘지 못해 왔다. 합산규제는 특정 유료방송사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을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정인데 일몰제로 도입됐다가 이미 폐지됐다. 그러나 정치권이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KT와 딜라이브가 결합하면 합산규제 제한 점유율인 33.3%를 넘는 37%가 된다.

KT 광화문 사옥의 일부. [중앙포토]

KT 광화문 사옥의 일부. [중앙포토]

 
KT는 지난 8일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에서 "유료방송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러한 측면에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양 부처 간 차관급 정책협의체를 구성,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후속대책인 유료방송 규제 개선 방안과 관련한 이견 정리에 나섰다. 만일 KT가 딜라이브 인수를 재추진해 성사시킨다면 케이블TV 업계 1, 2, 3위는 모두 통신업계의 품에 안기게 된다. 통신사업자들이 케이블TV를 인수하면 미디어 사업 확대에 용이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방통 융합시대를 맞아 통신사업자에게 케이블 TV 인수는 최상의 선택지"라며 "국내 콘텐트 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이통사와 케이블TV의 M&A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T·LG유플, 일제히 "공정위 판단 환영" 

공정거래위원회가 IPTV와 케이블TV 간 합병에 대해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0일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 승인 결과를 얻어낸 SK텔레콤은 10일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공정위의 전향적 판단을 존중한다"며 "합병법인은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이끌고 방송 채널사용사업자(PP) 등 협력 기업과도 상생해 국내 미디어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이날 "공정위가 판단한 것처럼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 경쟁이 활성화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투자 촉진과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