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 틸렐리 전 연합사령관이 13일 한ㆍ미동맹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한ㆍ미연합사령관으로 3년 5개월 동안 한국에 머무른 후 한국을 ‘제2의 고향(Second Home)’이라 부르는 존 틸렐리(78) 미국 육군 예비역 대장이 ‘제7회 백선엽 한ㆍ미동맹상’ 수상자로 뽑혔다.
국방부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백선엽 한ㆍ미동맹상은 한ㆍ미동맹 60주년을 맞았던 2013년 만들어졌다. 한ㆍ미동맹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미국인 1명이 매년 수상자로 선정된다. 틸렐리 예비역 대장은 14일 ‘한ㆍ미동맹의 밤 리셉션’에서 국방부 장관 감사장, 한ㆍ미동맹상 메달과 함께 중앙일보가 지원하는 3만 달러를 부상으로 받는다.
틸렐리 예비역 대장은 1996년 7월부터 99년 12월까지 제8대 연합사령관으로 재직했다. 그는 95년 북한 무장공비 강릉 침투 사건, 98년 동해안 잠수정 침투 사건, 99년 제1차 서해 연평해전 등 북한의 도발로 한반도가 위기에 놓였을 때 이를 슬기롭게 풀어나갔다. 베트남 전쟁과 걸프 전쟁에 참전했던 그는 연합사령관 이전에 한국 근무 경력이 없었다. 그런데도 한국 근무를 마친 뒤 미국으로 돌아가선 한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놓지 않았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부회장과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재단(KWVMF)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한ㆍ미동맹 강화에 애쓰고 있다.
틸렐리 예비역 대장은 인터뷰에서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모범”이라며 “한국인은 미국인과 동일한 가치 체계를 가진 국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사령관 재직 시절 북한의 잇따른 도발에 대해 “만일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면 전쟁으로 이뤄졌을 것”이라며 “한ㆍ미동맹 덕분에 막았다”고 회고했다.
틸렐리 예비역 대장은 한ㆍ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등 현안을 놓고 이견이 등장하는 데 대해 “가족끼리 의견충돌이 있더라도 저녁에는 다시 화목하지 않나. 한ㆍ미동맹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의 주한미군 철수ㆍ감축 암시 발언을 듣고 “놀랐다”면서 “내가 아는 한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논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은 동북아시아 안보의 핵심(linchpin)”이라고 말했다.
틸렐리 예비역 대장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에 대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했다”고 평가하면서도 “한ㆍ미는 만일을 대비해 연합방위체제를 굳건히 해야 한다. 특히 단일 지휘체계인 연합사는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ㆍ미동맹을 더 튼튼히 하려면 양국의 젊은 세대들이 한국전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