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12명을 태운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불이 나 해경 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22/9a3d062d-2aa5-456e-bf23-3b2452cb0537.jpg)
지난 19일 오전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12명을 태운 29t급 갈치잡이 어선에서 불이 나 해경 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성호는 지난 19일 오전 9시 40분쯤 불에 타다 파도에 뒤집어져 선체가 두 동강 난 뒤 길이 8m의 선미 부분만 해상에 떠 있다. 선수 등 나머지 18m의 선체는 침몰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초 해경은 실종자가 선체에 남아 있다면 선원들 침실이 있는 선미가 유력할 것으로 추정했다. 해경은 잠수사 21명을 투입해 선미 내부 수색을 했었지만, 실종자가 발견되진 않았다.
![20일 제주대학교 해양실습선 아라호가 대성호 선미를 인양하기 위해 사고해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 제주지방해양경찰청]](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11/22/74cce889-c6e7-4cd1-b963-791000cef4cd.jpg)
20일 제주대학교 해양실습선 아라호가 대성호 선미를 인양하기 위해 사고해역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진 제주지방해양경찰청]
21일 선미 인양작업에 975t급 바지선도 투입됐다. 이날 파도 높이가 1~2m에 그치는 등 인양이 가능한 날씨가 전망됐지만 해가 지자 사고해역 기상이 급변해 인양이 중단됐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무리하게 인양작업을 진행하면 선체 파손이 우려된다. 대성호는 화재에 취약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소재로 만들어져 불에 심하게 탄 상태다. 지난 19일 잠수사들이 대성호 선미 내부로 투입됐을 당시에도 내부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로 침몰한 대성호는.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차 인양작업이 이뤄지는 22일 기상상황도 안심할 수 없다. 이날 오전은 초속 8~12m의 바람이 불고 파도 높이도 1~2m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나 오후 들어 거세진다. 현재도 선미에 그물망을 씌우는 작업이 사고해역의 빠른 유속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고해역은 22일 오후 기준 풍랑예비특보도 발효됐다. 이날 초속 10~16m의 강한 바람과 2~4m의 파도가 예상된다. 강풍과 파도는 23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날씨가 변수지만 인양작업 자체는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해경은 대성호 선미를 들어 올리는 작업에 약 2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오늘 중으로 선미가 물 밖으로 나오면 현재 위치에서 166㎞ 떨어진 제주 화순항으로 옮겨진다. 이동에는 15시간이 예상된다.
대성호 선미가 항구로 옮겨지면 제주해경,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 감식이 진행된다. 대성호 사고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인근 해역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엔진과열, 합선 가능성, 주방실 가스관리 소홀 등을 화재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대성호 사고 일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해경은 21일 저녁부터 22일 오전 6시까지 선박 41척 등 투입해 야간수색 벌였지만,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수색 범위를 넓히고 약 20㎞의 해안가 수색도 병행할 계획이다.
베트남 선원 실종자 가족들은 22일 사고해역을 찾는다. 베트남 실종자 가족 4명은 지난 21일 제주도를 찾아 해경에 “파도에 멀미가 나도 상관없다”며 사고해역 방문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했었다.
제주=최충일·진창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