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신화가 무너졌다···위워크, 전세계 2400명 해고

해고된 위워크 직원들이 미국 뉴욕 위워크 본사 앞에서 서로 껴안으며 얘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해고된 위워크 직원들이 미국 뉴욕 위워크 본사 앞에서 서로 껴안으며 얘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경영난에 봉착한 사무실 공유 스타트업 위워크가 21일(현지시간) 전세계 직원 2400여 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위워크의 모회사 위(We Co.)는 이날 “더 효율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정리해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고 대상은 전세계 위워크 직원의 17% 가량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번 해고 조치는 최근 위워크 기업공개(IPO)가 좌초하고 올 3분기 12억5000달러(1조4725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예견된 일이었다. WSJ에 따르면 위워크는 이달초 정리해고에 착수하려고 했지만 퇴직금을 줄 여력이 부족해 미뤄온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성공 신화 위워크의 몰락은 근래 들어 가장 충격적인 사례다. 올 1월만 해도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470억 달러(55조3660억원)에 달해 미국 내 스타트업 중에 가장 높았다. 위워크는 IPO를 통해 100억 달러 가량을 조달해 사업을 확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물러난 전 CEO 애덤 뉴먼의 기괴한 취향과 이해할 수 없는 지출 등으로 인해 현금이 부족한 상황까지 맞게 됐다.

미국 뉴욕 소호 지역에 있는 위워크 지점 전경. [AP-연합]

미국 뉴욕 소호 지역에 있는 위워크 지점 전경. [AP-연합]

이날 뉴욕 맨하탄 첼시 지역에 있는 위워크 본사 2층에선 직원들이 모여 현 공동 CEO 아티 민슨과 세바스천 거닝햄의 브리핑을 들었다. 이후 회사에서 지급했던 노트북 컴퓨터와 출입증을 반환하고 건물을 떠났다고 WSJ는 전했다.


해고도 해고지만 남은 직원들에게도 이번 사태는 심각한 일이다. 위워크 투자자인 일본의 소프트뱅크그룹이 위워크에 65억 달러를 긴급 수혈하면서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연초 대비 6분의 1 수준인 80억 달러로 산정했기 때문이다. 2016년 1월 위워크가 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제시할 때 시가는 주당 20달러 이상이었다. 소프트뱅크가 현재 제시하는 금액은 19.19달러다. 위워크 직원들이 지금 스톡옵션을 행사해 봤자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반면 IPO 불발 등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쫓겨난 전 CEO 애덤 뉴먼은 엄청난 돈을 거머쥐고 떠났다. 그의 퇴직 패키지는 10억 달러 어치의 주식과 1억8500만 달러 상당의 컨설팅비, 5억 달러의 대출 자금을 포함한다.

IPO 준비 당시 공개된 자료를 보면 뉴먼은 가족을 핵심 보직에 앉히고, 건물을 개인 명의로 사들여 위워크에 리스하는가 하면, 위워크 명칭에 대한 지식재산권 등록을 한 뒤 회사에서 590만 달러(약 70억원)을 받아가기도 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