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기술의 만남
![펫 피트니스 로봇 [사진 바램시스템]](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911/23/b6a15c7a-f599-4662-a2a6-643456b6a74e.jpg)
펫 피트니스 로봇 [사진 바램시스템]
집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인의 급증,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실시간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이 만나 만들어진 신(新)풍속도다. 단순히 동물용 간식이나 유모차 등의 수요가 급증한 것과 비교해도 한걸음 더 나아갔다. ‘반려동물(pet)’과 ‘기술(technology)’을 더한 신조어인 ‘펫테크(Pet-Tech)’가 더욱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에 맞춰 반려동물 운동도 시켜
펫테크가 각 가정과 관련 산업계를 달구고 있다. 돈이 되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 대기업의 움직임에서부터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5일 펫테크 제품·서비스 3종을 모은 월 이용료 1만원대의 ‘U+스마트홈 펫케어’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실내 CCTV로 반려동물 영상을 찍거나 외부에서 살필 수 있고, 앱으로 소형 로봇을 조종해 반려동물과 놀아줄 수도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혼자 두고 외출할 때 불안해하는 1인 가구나 맞벌이 부부가 많다는 데 착안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6월 반려동물 전용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펫’을 내놓는 등 펫테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도 계열사 카카오페이를 통해 지난달 동명의 간편결제 서비스 기반 반려동물용 보험상품을 출시했다. 생후 60일~만 8세 11개월의 반려견을 둔 반려인 누구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동물등록번호와 같은 별도 인증 수단 없이 간단한 정보 입력만으로 보험 가입부터 보험료 납부까지 한번에 진행할 수 있다.
![고미볼 [사진 고미랩스]](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joongang_sunday/201911/23/97a40e46-cb89-4e7f-87b1-2cfd5ff4376e.jpg)
고미볼 [사진 고미랩스]
인기를 모은 펫테크 종류도 갖가지다. 바램시스템의 ‘펫 피트니스 로봇’은 반려인이 설정한 시간대에 따라 움직이면서 동물에게 간식을 준다. 동물과 로봇 간의 친밀도에 따라 로봇의 주행 속도 등이 달라진다. 간식 횟수 등도 다르게 제공해 집에 혼자 있는 동물의 운동량을 늘려준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
예비 창업가라면 관심 가질 만한 얘기다. 소비자로서는 각종 ICT와 펫테크 시장의 급성장으로 집에서든 밖에서든 반려동물을 내 아이 돌보듯 챙길 수 있게 됐다. 물론 펫테크 기업들의 눈은 단순히 이런 일반 소비자에게만 쏠리지 않는다.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뿐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펫테크가 전도유망한 분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B2B·B2C 모두 펫테크 분야 전망 밝아

국내 주요 펫테크 제품·서비스
전문가들은 앞으로 펫테크 산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국내 인구는 2016년 기준 10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2012년 약 9000억원이었던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도 지난해 2조8900억원으로 커졌다. KB경영연구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3년 4조6000억원, 2027년 6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진행형인 ICT의 매서운 발전 속도도 빼놓을 수 없는 장밋빛 전망 요소다. 다만 기업들의 경쟁 격화 속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 법제도 정비 필요성 등은 풀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김현중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현행 동물보호법은 미용·장묘 등 8개 업종만 관련 산업으로 규정해 신규 업종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펫테크 등 반려동물 산업 전반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별도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진국도 펫테크 후끈…세계적 강자들 짝짓기 활발
미국 반려동물 산업 협회(APP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가정의 반려동물 관련 지출은 726억 달러(약 87조원)였다. 올해는 754억 달러(약 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앞으로 연간 4%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런 덕에 반려동물 시장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전자상거래 기업 츄이(Chewy)는 지난 6월 14일 뉴욕 증권거래소 상장 직후 시가총액 130억달러(약 15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뉴욕 증시에 새로 상장한 기업 가운데 6번째로 큰 규모다.
펫테크 시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전통적인 반려동물 산업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요도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인간과 반려동물의 유대감을 높이는 서비스가 주목 받는다. 미국 스타트업인 펫큐브(Petcube)는 양방향 스피커와 카메라, 스마트폰으로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에게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먹이를 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질병 관리에 방점을 찍은 펫테크 기업도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으로 인간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마트 펫 기술 스타트업 딘비트(Dinbeat)와 영국 펠카나(felcana)는 질병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의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다가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알려주는 제품을 팔고 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 IT 기업의 관심도 지대하다. 일본 후지쯔는 목에 거는 디바이스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수집한 후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반려동물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두면 인간 대상의 헬스케어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 주목한다.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 관련 헬스케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상황에 맞춰 ‘펫 시터(반려동물 보모)’를 제공하는 ‘온 디맨드 서비스’도 각광 받고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필요한 기간과 조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투자 업계에서 주목하는 시장이다. 이 분야에서 강자는 로버(Rover)다. 2012년 설립된 로버는 2017년 경쟁 업체인 독 베케이(Dog Vacay)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김수경 삼정KPM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비즈니스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하다”며 “펫비즈니스로의 자금 유입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펫테크 시장이 주목을 받는 것은 전통적인 반려동물 산업을 대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수요도 만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인간과 반려동물의 유대감을 높이는 서비스가 주목 받는다. 미국 스타트업인 펫큐브(Petcube)는 양방향 스피커와 카메라, 스마트폰으로 집 밖에서도 반려동물에게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먹이를 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질병 관리에 방점을 찍은 펫테크 기업도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으로 인간이 대응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페인에 본사를 둔 스마트 펫 기술 스타트업 딘비트(Dinbeat)와 영국 펠카나(felcana)는 질병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의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다가 이상 신호가 감지되면 알려주는 제품을 팔고 있다.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기존 IT 기업의 관심도 지대하다. 일본 후지쯔는 목에 거는 디바이스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수집한 후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기업들은 반려동물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두면 인간 대상의 헬스케어 서비스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점에 주목한다. 사람과 달리 반려동물 관련 헬스케어 분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어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상황에 맞춰 ‘펫 시터(반려동물 보모)’를 제공하는 ‘온 디맨드 서비스’도 각광 받고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필요한 기간과 조건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라는 점에서 투자 업계에서 주목하는 시장이다. 이 분야에서 강자는 로버(Rover)다. 2012년 설립된 로버는 2017년 경쟁 업체인 독 베케이(Dog Vacay)의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김수경 삼정KPM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적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면서 관련 비즈니스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하다”며 “펫비즈니스로의 자금 유입도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건강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이창균·배동주 기자 smilee@joongang.co.kr